이스라엘의 IT밸리.텔아비브시에서 남쪽으로 20분가량 차를 몰고 가면 현대식 건물들이 늘어서있는 정보기술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하이테크의 심장부,"테타티크바" 지역이다.

이 곳에 입주한 정보통신 기업들은 한결같이 세계 IT분야의 틈새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ECI텔레콤이 만든 압축장비의 경우 국제통화에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길라트의 위성송수신장비는 미국의 우체국 지국 2만6천개를 연결시켜주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크진 않지만 니치마켓에서 이스라엘의 IT기술이 빛을 발하고 있다.

방화벽의 대명사 체크포인트사,실시간메시징 프로그램 ICQ 개발업체인 미라빌리스사 등도 틈새시장을 파고 들어 세계 IT업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대표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스라엘 기업들이 틈새시장에 촛점을 맞추는 것은 빈약한 물적,인적기반으로 IT공룡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그들이 놓치고 지나가는 기술을 집중 개발하는게 최상의 전략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이스라엘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 중에는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하는 완제품보다는 대기업 상품의 일부분으로 포함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스라엘의 틈새시장 공략은 통신기업들에서 더욱 잘 나타난다.

이들 기업은 그들만의 특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당분야에서 시장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예를 들어 데이터음성통합,네트워크관리,음성인식,위성통신,화상및 이미지전송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인텔,시스코,루슨트테크놀러지 등 세계유수의 업체들이 이들 기업의 고객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와 음성,이미지 등을 통합하는 분야에서는 단연 앞서나간다.

보칼텍이 음성,데이터 통합기술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TD소프트,오디오코드,아렐넷,컴매치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RAD비전은 인터넷을 통해 이미지를 전송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파워디자인은 랜(LAN)을 통해 음성,영상 데이터는 물론 전력까지 공급하는 장비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샤이케 고든 RAD비전 이사는 "아날로그 스위치를 이용한 통신이 패킷 네크워크를 이용한 통신으로 전환되면서 이스라엘이 보유한 데이터와 음성,이미지 등을 통합해 전송하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스라엘 기업들은 기존 네트워크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제품 생산에서도 다른 기업들보다 앞서가고 있다.

ECI텔레콤,TTI텔레콤,스키마 등이 이러한 장비를 내놓고 있다.

특히 스키마는 정교한 수학 알고리듬을 이용,무선서비스 공급자들이 기존 장비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핀하드 라이히 ECI텔레콤 부사장은 "통신시장이 개방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전세계 통신기업들이 이스라엘기업의의 장비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아비브(이스라엘)=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