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오스트리아 찰츠부르크 모차르테엄에서 열린 부활절 축하연주회는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첼리스트 12명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들은 베이스에서 소프라노 콜로라투라까지 넓은 음역을 소화하며 웅장한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연상케 하는 연주를 선사했다.

활 등으로 줄을 치고 손가락으로 줄을 튕기는 등 타악기적인 효과도 내면서 첼로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다.

"예전에는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진귀한 음향과 톤의 결합이 정열적으로 표출된 자리였다.

이들의 첼로 연주는 전통적인 통념을 벗어난 것이었다"(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차이퉁)는 평이 나올 정도였다.

12명의 첼리스트들은 이 연주회를 계기로 정식 앙상블을 창단하기에 이른다.

이후 20여년 동안의 연주활동을 통해 "베를린필 12첼리스트"는 세계 최정상의 첼로 앙상블로 우뚝 섰다.

"정교한 앙상블과 테크닉으로 완전주의자의 꿈을 실현했다"는 극찬까지 받고 있다.

이들이 다음달 1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국내 관객을 다시 찾는다.

5년만의 내한공연이다.

"베를린필 12첼리스트"는 바흐 탱고 비틀즈 등 클래식에서 팝까지 아우르는 레퍼토리로 숨겨진 첼로의 매력을 마음껏 들추어낸다.

이번 공연에서도 빌라 로보스의 "브라질풍의 바흐 1번",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등 라틴음악의 대표곡들을 연주한다.

"아디오스 노니노"는 피아졸라가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며 작곡한 곡으로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구체화해가는 시기의 대표적 작품이다.

또 레너드 번스타인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중 "마리아","투나잇","섬웨어"등 주옥같은 아리아와 현대음악 작곡가 장 프랑세의 "오바드",카이저-린데만이 작곡한 "보사노바의 12명",한국 가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02)580-1300

<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