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서영훈 대표교체설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이 문제가 여권내 권력투쟁으로까지 비쳐지자 여권 상층부가 26, 27일 이틀간 갈등의 조기 해소를 위해 분주히 움직인 결과다.

26일 오전에는 서 대표와 권노갑 상임고문이 만났다.

서 대표측이 갈등의 당사자로 추정한 권노갑 상임고문과의 ''오해''를 풀기 위한 자리였다.

이어 오후에는 서 대표가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고 김대중 대통령의 신임을 통보받았다.

서 대표를 위로하기 위한 당직자 만찬일정도 잡혔다.

이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27일 열린 당 6역회의에서 당직자들은 한목소리로 서 대표를 중심으로 당의 화합을 이룰 것을 다짐하고 나섰다.

김옥두 사무총장은 서대표 거취문제에 대해 "서 대표의 거취문제는 논의된 바가 없다"며 "(서 대표 거취에 대한)여러가지 보도가 있었던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총장은 이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 대표는 당과 총재를 위해 잘 봉사하고 있으며 당내 화합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고 서 대표는 "유감스럽다"고 불편했던 심기를 표출하면서 "그런일이 없이 잘 화합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특히 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몇가지 의미있는 언급을 했다.

서 대표는 "나는 금뱃지에 욕심이 없다"며 "득표하려면 합종연횡도 필요한 것 아니냐.경선에서 엄정 중립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세들을 조정하기에는 나의 지도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불쾌했다"고도 했다.

자신이 특정세력과 가깝다는 일각의 시각을 부인하는 동시에 대표직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친 대목이다.

서 대표는 "대통령이 적십자에서 내가 필요해서 가라고 하면 갈 것"이라며 "언잖았던 것은 미리 언론에 나가 버린 것이다.

그런 식은 수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외형상 갈등이 봉합됨에 따라 적어도 당분간은 서 대표체제가 순항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선구도 여하에 따라서는 서 대표가 적십자사행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