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벤처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 회오리에 휘말리고 있다.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와 있는 벤처기업이 1천여개에 이르는가 하면 아예 문을 닫는 벤처들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실 제조업체에 집중 투자하던 벌처펀드(구조조정 전문펀드)가 IT(정보기술) 분야에 잇따라 뛰어드는 등 IT시장 재편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전체 투자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는 벤처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액면가로 자금을 조달하는 ''덤핑펀딩''이 등장하는가 하면 사업 수익모델이 불명확한 벤처의 경우 자금조달 계획 자체가 무산되고 있다.

실제 최근 LG그룹에서 분사한 I사의 경우 창투사들로부터 자금조달에 실패, 모기업을 통해 액면가로 펀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K모 창투사는 지난주 21개 벤처기업에 대해 투자 심사를 했으나 수익모델이 분명치 않아 모두 되돌려 보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e비즈'' 모델이 빠른 속도로 바뀌면서 유행을 타고 있는 사업모델에만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이런 현상은 벤처기업 M&A 매물홍수로 이어지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M&A 대상기업이 1천여개를 넘어섰다는 것이 업계 추정이다.

최근 핸디소프트 다음커뮤니케이션 스토리지온넷 등 주요 벤처기업들이 지분 맞교환 및 출자 후 자회사 편입 방식으로 소형 인터넷 업체들을 인수했다.

또 야후코리아는 올해 수십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M&A를 검토중이다.

기업 간판을 아예 내리는 벤처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역경매 업체인 마이프라이스는 1년 가까이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해 최근 문을 닫았으며 IT관련 인터넷 뉴스업체인 W사도 지난 4월 이후 서비스제공을 중단한 상태다.

드림디스커버리 김정국 이사는 "펀딩에 실패한 업체들이 자금이 바닥나면서 역M&A에 나서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업체는 도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같이 되자 벌처펀드들이 IT분야 M&A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동안 부실 제조업체에만 투자하던 코리아벌처펀드가 IT투자에 착수했으며 다른 벌처펀드들도 공동 펀드를 조성, 인터넷벤처에 대한 투자를 추진중이다.

또 한강구조조정기금 한국기술투자 등도 벤처 M&A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TB네트워크의 김한섭 상무는 "벤처업계에 거품이 빠지고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M&A가 불붙기 시작했다"며 "올해말까지는 벤처기업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수.김태완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