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단행된 정부의 일본대중문화 3차 개방 조치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대중가요 공연을 전면 개방한데 이어 영화와 비디오 시장의 문호도 대폭 확대했다.

특히 극장용 애니메이션, 음반, 게임, 방송 분야는 일정한 제한 조건을 두긴 했지만 처음으로 빗장이 풀렸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정부가 이처럼 개방폭을 과감히 확대한 것은 지금까지 일본 대중문화 개방으로 국내 문화산업계가 받은 영향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1,2차 개방이 오히려 일본내 한국 문화에 대한 이미지를 높여 국내 문화상품이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7일 한국문화정책개발원과 김휴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공동 발표한 "일본대중문화 개방정책의 심사분석" 보고서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2차 개방은 큰 부작용 없이 <>다양한 문화접촉 기회의 증가 <>국내 문화산업의 경쟁력 제거 <>국내 문화산업의 일본진출 확대 등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의 54.6%가 "전면개방"보다 "단계적 개방"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도 아직 전면적인 개방을 단행하는 것은 이르다고 판단, 전면개방대상을 대중가요공연 한분야로 한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정부의 일본대중문화 개방일정이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3차에 걸쳐 단행된 정부의 조치가 구체적 마스터플랜 없이 그때그때 이뤄져 업계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개방대상과 개방폭,개방시기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영화계는 비교적 개방이 빨리 진행되고 있는 일본 영화의 경우 전면적인 개방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들은 최근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가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입지출비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