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7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종료됐다.

이번 청문회는 고위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경륜 등을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민 앞에 가감없이 공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어설픈 질의와 이 총리서리의 노련한 답변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강하다.

이 총리서리가 민주당과 자민련간 공조복원의 상징적 인선 결과였기 때문에 ''정치 청문회''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고있다.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이란 본래 취지를 외면한 채 여당은 이 총리서리의 ''비호''에 전념한 반면 야당은 비리추궁 및 상처주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의원은 이 총리서리의 연애담을 묻는 등 ''봐주기식'' 질문으로 일관해 인사청문회의 취지를 퇴색시켰다.

향후 제도적 차원에서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이 노출됐다.

여야가 인사청문회 관련법을 서둘러 만드는 과정에서 부실한 질의 및 답변을 초래할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준비기간과 관련해서는 여야 특위 간사인 민주당 설훈,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10일간의 준비기간은 너무 짧았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또 정부가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증인과 참고인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이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결국 이번 청문회는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특위위원들이 6선인 이 총리서리의 ''관록''을 극복하지 못한 채 끝났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전평이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