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공공요금 및 임금 인상 등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금융불안으로 인해 일부 기업들의 흑자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원자재 수입 급증으로 경상수지가 내년이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지부진한 금융구조조정은 실물부문에 악영향을 미쳐 내년도 경기 연착륙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최근 내놓은 경제전망 자료에서 각종 현안이 신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8일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에 대한 불신이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이후 금융경색 심화가 실물경제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하반기중 공공요금의 현실화와 에너지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 등으로 소비자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 내년에는 3%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제 원자재가격 강세, 임금상승 압력,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자금의 단기부동화 등의 영향으로 물가불안 요인이 잠복해 있으므로 정부는 인플레이션 징후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이날 "최근 경제동향과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금융시장 불안의 진정 여부가 하반기 우리 경제를 크게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자금경색 현상이 중견 우량기업으로 파급되지 않도록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소는 부실해소와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30조-40조원의 추가 공적자금을 적기에 투입하고 금융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부실기업을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을 주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전망 자료에서 하반기들어 소비 및 설비투자 증가세의 둔화, 건설투자 회복 부진, 환율인하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등이 예상돼 경기가 급속히 악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은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경상수지 흑자폭이 점차 감소, 내년에는 8억달러 정도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