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이른바 졸속청약을 막기 위해 하반기부터 유가증권신고서 수리절차를 간편하게 고치겠다고 공표했으나 증권업계에선 수리절차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금감원은 7월1일 이후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부터는 신고서 접수 즉시 이를 수리, 청약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었다.

종전에는 접수에서 수리까지 2주일정도가 걸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자유의사항이 들어 있는 유가증권신고서조차 한번 읽지 못하고 공모주청약에 뛰어든다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금감원이 제도를 손질한 것이다.

이와 관련, 증권전문가들은 금감원이 유가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명령을 내렸을때 개인투자자들이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주간사 증권사는 기업을 잘못 분석해 금감원의 정정을 받더라도 이 사실을 신문 등 대중매체에 알릴 의무가 없다.

주간사 증권사는 정정 신고서를 만들어 금감원에 다시 제출하면 되고 금감원은 인터넷 전자공시시스템에 이를 올리면 끝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정정사실과 정정내용을 찾으려면 정정 신고서를 일일이 뒤져봐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도 "신문 등에 공고해야하는게 의무사항이 아닌만큼 개인투자자들은 정정사실과 정정내용을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금감원의 정정명령이 공시심사실의 팀별 성향에 좌우되는등 주관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신고서 내용중 발행사 및 사업환경에 대한 설명과 투자자유의사항 등은 객관적으로 정해진 기재양식이 없어 회사별로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심사책임역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A증권 인수팀장은 "지금까지 심사관행으로볼 때 심사책임역이 누구냐에 따라 정정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관성을 배제할 수 있는 방법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