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는 대우차 입찰경쟁에서 채권단은 물론 다른 입찰경쟁사들도 깜짝 놀랄 정도의 입찰가격과 경영비전을 제시해 완승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번 기아입찰에서 현대에 고배를 들었던 포드는 이번에는 반드시 대우차를 인수해야 한국시장을 포함한 동아시아공략을 차질없이 추진할수 있다고 보고 총력전을 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수경쟁 막판에 현대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공동전선을 펴자 포드로선 대우차 인수마저 실패할 경우 세계시장의 합종연횡에서 밀린다는 강박감을 느낀 나머지 입찰가격을 파격적으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 어떤 조건 써냈나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위해 써낸 가격은 쌍용차를 포함, 대략 70억달러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다임러-현대차 컨소시엄과 GM보다 10억~20억달러 높은 가격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수가격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구조조정협의회와 채권단에게는 만족할 만한 제안이었다.

이와함께 포드는 인수후 대우차 발전계획, 고용유지, 부품업체 발전 등에 대해서도 다른 업체보다 진전된 안을 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대우차 인수 책임자인 웨인 부커 부회장이 지난달 "대우차를 단순히 소형차 메이커가 아닌 종합메이커로 육성할 것이며 이를 위해 선진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데서 드러난다.

대우차를 종합메이커로 육성하기 위한 기술이전의 구체적 방안과 연구개발 기능의 확대 등도 경쟁업체보다 우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용유지는 물론 부품업체에 대한 발전계획도 가장 파격적이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 왜 높은 가격 써냈나 =대우 인수에 실패할 경우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GM에 이어 영원히 2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97년 기아 인수에 실패한 이후 인수합병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한데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서 더이상의 확장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일본 마쓰다와 제휴했지만 포드의 소형차 분야를 커버해주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유럽에서도 GM과 폴크스바겐 등에 밀리고 있는데다 최대 잠재시장인 중국에 생산시설을 갖지 못한 유일한 빅5업체라는 점에서 포드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폴란드를 비롯 동유럽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으며 소형차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대우차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 남은 과제 =포드는 9월말까지 대우자동차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하면서 대우구조조정협의회와 최종 가격에 대한 협상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대우차가 갖고 있는 해외법인의 우발채무 규모가 어느정도 될 것인지 하는 것이다.

이 규모에 따라 포드가 지불하게 될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 채권단과 직원들에게 어느정도의 지분을 양도할 것이며 부채인수 규모에 대한 문제도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채 인수규모에 따라 채권단의 채권회수율이 달라질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매각 반대라는 여론을 무마해야 하고 국제 관례상 1차 제안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9월말까지 포드의 대우차 인수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