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에 사는 주부 M씨.원래 활동적인 그는 결혼을 한 뒤에도 일하기를 원했다.

일을 해본 경험은 없었지만 자기 일을 맡게 되면 잘 할수 있을 것 같았다.

돈이 아니라 그저 일하는데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그녀가 쉽게 할수 있는 일을 찾기로 했다.

마침 집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문방구 주인이 가게를 판다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는 깊게 생각해 보지 않고 가게를 인수하기로 마음먹었다.

쾌활한 성격이라 초등학생을 상대로 하는 문방구 장사에 안성마춤이라 생각했고 특별한 운영 방법 없이도 가게문만 열어 놓으면 학생들은 항상 학교에서 필요한 준비물을 구입해 갈 것이라 믿었다.

점포운영은 예상대로 그리 어렵지 않았다.

주 판매 품목은 초등학생들의 학교 준비물로 M씨는 학생들의 요구를 빠짐없이 챙겨 물건을 제때에 갖추어 놓았다.

매출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월 1백만원 정도는 꾸준히 올릴 수 있었다.

혼자 일해서 1백만원을 번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가슴 뿌듯하게 생각되었고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한 돈도 과분하게 여겨졌다.

수입금은 저축을 하거나 용돈으로 쓸 요량으로 별 욕심없이 문방구를 운영했다.

그러기를 3년여,갑자기 IMF 사태가 터졌다.

불안한 경제의 기운이 초등학생의 코묻은 주머니에도 불어닥쳤다.

학생들의 용돈이 준 탓인지 자주 찾아오던 아이들의 발걸음도 뜸해졌다.

바로 앞의 초등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시키는 준비물의 양을 많이 줄였다.

각 학년의 준비물이 문방구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 그것이 줄어들자 달리 매출을 올릴 만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더불어 남편까지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형편이었다.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같이 문방구를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매출이 떨어진 문방구에서 하루하루 어린 학생들을 대하는데 싫증을 느끼던 M씨에게 남편의 합류는 부담스럽기만 했다.

젊은 부부가 문방구를 해서 생계를 꾸려가기에는 월 매출이 너무 작았고 좁은 가게안에서 어린 학생들만 상대하는 일에 염증이 나기 시작했다.

결국 M씨는 장사에 서서히 싫증이 나 문방구를 시작한지 3년만에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구멍가게라도 점주의 경영수완에 따라 보다 능동적이고 역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M씨의 경우 아무런 판매 전략 없이 학교준비물에만 의존해 늘 같은 방식의 영업만 고수한 게 결국 문방구를 그만두게 된 배경이다.

수입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자는 끊임없이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나 영업방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반면 M씨는 월 1백만원 정도의 수입에 만족해 그날그날 유지하는데만 관심을 기울인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GO L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