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4일.

상하이 창수로에 위치한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 본사 회의실.

회의를 주재중이던 장웨이(張偉) 판공실 부주임은 다른 직원에게 서류 하나를 급히 가져오도록 했다.

지시를 받은 직원은 벌떡 일어나 허리 뒤춤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핸드폰으로 서류를 가져오도록 지시하는 것이었다.

우리같으면 생각지도 못할 일.

직접 사무실에 뛰어가거나 아니면 구내전화를 이용할 상황이었다.

비단 선인완궈증권만이 아니다.

상하이의 웬만한 사무실에는 구내전화가 별로 없다.

아니 있기는 한데 별로 이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핸드폰을 이용한다.

엄숙한 회의중에 걸려오는 전화도 스스럼없이 받는다.

화이트칼라만이 아니다.

상하이 시내를 활보하는 성인중 절반은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

상하이에서 핸드폰 값은 상당하다.

대략 2천위안(28만원)정도.

대학을 나온 샐러리맨의 두달치 월급이다.

그런데도 상하이 사람들은 핸드폰을 장만하려고 기를 쓴다.

핸드폰이 문화수준을 가름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핸드폰 이용에 관한한 상하이는 서울을 한참 앞서 있다.

이에비해 인터넷 수준은 서울보다 몇 수 아래다.

중국 전체의 인터넷인구는 지난 3월말에야 겨우 1천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13억명)의 0.77%에 불과하다.

전체인구의 31%인 1천4백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증가속도는 눈부시다.

작년 한햇동안만 7배나 늘었다.

올 연말에는 3천만명을 뛰어 넘을 전망이다.

사이트의 발달 정도도 마찬가지다.

1년전만 해도 중국 인터넷은 신랑왕(www.sina.com) 차이나닷컴(www.china.com) 등 포털사이트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쇼핑몰 인력시장 학교 투자자문센터 여행사 등이 사이버공간에 뿌리 내렸다.

작년 1월 1만8천개에 그쳤던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 등록 도메인수도 7만개를 넘었다.

사이버 쇼핑몰만 해도 6백개를 돌파했다.

작년 한햇동안만 15만종의 상품, 4천2백만달러어치가 전자상거래로 거래됐다.

2003년엔 그 규모가 38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뿐만 아니다.

상하이 시내 곳곳엔 "왕바(網bar)"란 간판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고 있다.

왕바란 다름아닌 우리식의 PC방.

상하이의 인터넷수준은 아직 초보이지만 발달속도만은 서울을 뺨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