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험프리 보가트"로 불리웠던 알베르 카뮈는 생전에 "파파라치"를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죽어서는 어쩔수 없었다.

살아서 "이방인"의 영화화를 극력 반대할만큼 조심성 많았던 알베르 카뮈의 일대기는 사후에 비교적 소상히 알려졌다.

그럼에도 최근 번역된 알베르 카뮈 전기(책세상.전2권)는 많은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5백쪽짜리 책 한가운데 슬쩍 끼워져있는 사진만 봐도 그렇다.

카뮈는 생전에 "나는 왜 연극을 하는가"란 글을 통해 연극하는 즐거움을 장황하게 말했지만 스냅 사진 한장이면 진짜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젊은 날의 카뮈는 영화배우 못지않게 잘생겼다.

실제로 카뮈는 "칼리굴라"의 주연을 맡기도 했다.

식민지 알제리 빈민가에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카뮈는 작가,기자,연출가로 활동한 프랑스 전후 문단의 "스타"다.

흔히 그의 문학세계는 2기로 나뉜다.

초기에 발표된 평론 "시지푸스의 신화",소설 "이방인",희곡 "칼리굴라"는 삶의 무의미를 말하는 부정의 3부작.40대 쓰여진 평론 "반항인",소설 "페스트",희곡 "정의의 사람들"은 반항의 철학을 말하는 긍정의 3부작으로 분류된다.

카뮈는 모든 작품을 쓰기에 앞서 부정에서 긍정으로 넘어가는 하나의 도정을 머리속에 그렸다.

"삶은 부조리하다"에서 시작하여 "나는 반항한다,고로 나는 존재한다"로 끝맺은 셈이다.

카뮈는 살아서 적이 많았지만 죽어서 가짜 친구들을 얻었다.

사르트르는 그의 동지로 출발했으나 적이 되었고 까뮈가 죽자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가난을 ''호사''로 알았던 카뮈는 참여를 주장했던 사르트르와 근본적으로 달랐다.

그는 원래 시인이었다. 카뮈가 젊은 시절 공산당에 가입했던 것은 ''원한'' 때문이 아니었다.

이번 책에는 일생일대의 여자로 꼽히는 마리아 카자레스와의 사랑,귀머거리 스페인 여자인 어머니에게 노벨상을 바친 사연,전쟁중 레지스탕스로 활약한 이야기 등이 실려있다.

저자는 프랑스 저널리스트 올리비에 토드.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