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환 < 엔써커뮤니티 사장/jhchoi@nser.co.kr >

최근들어 벤처기업이 우리 경제에 끼친 영향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많은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벤처산업이 빈사상태에 빠졌던 한국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벤처가 이러한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벤처 자신의 변화가 전제 돼야 하며 벤처기업이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들여다 보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진행돼야 한다.

벤처기업이 한순간 반짝이다 스러지는 "반딧불" 신세를 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벤처기업들이 시간단축과 효율성을 지나치게 추구하다 보면 즉흥적 판단과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고 또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구성원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들에 대한 주먹구구식 평가는 구성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앞만 보고 달려야 했던 벤처산업 초기시절에는 이러한 문제들이 그리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벤처로 지정 받은 업체들이 7천개를 넘어서고,또 벤처가 주도하는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기업도 5백개를 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이같은 부분들이 용인될 수는 없다.

이제 국내 벤처기업은 대기업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유수의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진정한 벤처정신에 입각한 혁신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한 것이다.

다행히 최근 주요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내부 혁신을 통한 제도개선과 복리향상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과 함께 실제 많은 조치들을 발표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식에 있어서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벤처기업은 그 회사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내부 혁신과 제도개선이 최고경영자 또는 일부 구성원에 의해 진행될 때에는 또다른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은 전 구성원이 함께하고,규모를 갖춘 벤처기업은 구성원을 대표하는 사원 중심의 모임을 꾸려 문제점을 수렴하고 발전방향을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합의된 조치들은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를 실어 시행할 때 빠른 시간내에 제도를 정착시켜 조직적인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바로 가장 벤처다운 문제해결 방식이며 진정한 벤처문화를 정착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