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음악계의 양대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베를린필하모닉과 헤비메탈 그룹 스콜피온즈가 만났다.

1백18년의 역사동안 클래식 이외의 연주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은 베를린필이 크로스오버의 첫 파트너로 같은 스콜피온즈를 택한 것이다.

"영광의 순간(Moment of glory)"(EMI)이란 음반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합작품이다.

스콜피온즈는 헤비메탈 밴드이긴 하지만 멜로디라인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이 특징.

그래서 베를린필하모닉의 사운드와도 무리없이 녹아들고 있다.

베를린필의 연주를 배경에 깔고 일렉트릭 악기들이 전면에서 연주해 음색의 원근감을 잘 살리고 있다.

2000년 엑스포 공식주제곡이기도 한 "영광의 순간",뮤지컬스타 린 리히티와의 듀엣곡 "Here in my heart" 등 2곡이 신곡으로 들어있다.

이밖에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를 덧입혀 교향악을 연상케하는 "Wind of change",이탈리아 음악의 자존심 주케로와 함께 한 "Send me an angel",제네시스의 레이 윌슨이 질주하는 듯한 보컬을 선보이는 "Big city nights" 등 스콜피온즈 히트곡 8곡이 수록돼 있다.

지휘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크로스오버 전문프로듀서인 크리스티안 클로노비츠가 맡았다.

장규호 기자 seinit@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