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후 코스닥 시장의 순환매가 두드러지고 있다.

주도주 부재로 시장이 박스권 등락을 거듭함에 따라 매기이동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이다.

테마를 형성하는 듯 싶어 관심을 가질만하면 매수세가 종적을 감춰버리기 일쑤다.

7월 들어선 거래소 시장의 개별종목 장세가 코스닥으로 확산돼 매수세는 말그대로 산발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투자자로선 순환매를 잘못 좇다간 자칫 "황새 따라하다 신세망친 뱁새"처지로 전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테마를 염두에 두고 매수세의 길목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숨가쁜 순환매=최근의 순환매를 촉발시킨 주체는 외국인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코스닥 시장이 "3부재(주도주 매수주체 테마의 부재)"에 덜미를 잡혔을 때 한통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을 과감히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세를 발판삼아 무겁기로 이름난 두 회사 주가가 움직이자 서서히 순환매가 형성됐다.

이후 매수세는 테마를 중심으로 빠르게 돌았다.

게놈 프로젝트 공개와 관련된 생명공학주,남북 정상회담 관련주,과외허용에 따른 온라인 교육 관련주,엔터테인먼트주,의약분업 수혜주 장기소외주등 매우 다양하다.

발빠른 순환매는 각 테마의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되기 힘들다는 시각에서 비롯된다.

강세를 확신하는 투자 주체들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LG투자증권 투자전략실의 전형범 대리는 "시세 연속성이 없는 장세에서 순환매는 당연하다"며 "장중 등락을 이용하는 데이 트레이딩까지 성행함에 따라 주가 흐름이 자주 끊기는 것도 순환매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장내 개인 비중이 높다는 점도 순환매 속도를 높이는 이유다.

동원증권 동양분석실 정동희 위원은 "단기간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뉴스나 미국 증시 움직임과 연동시켜 주식을 사고 파는 개인들의 매매패턴이 순환매를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대응하나 =빠르게 전개되는 순환매속에서 수익을 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살때와 팔때를 잘못 택했다가는 수익은 커녕 발목잡혀 손해보기가 십상이다.

매수세가 순식간에 다른 테마나 종목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시황분석가들은 순환매가 어느정도 진행되면 개별종목 장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온고지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시장 흐름이 테마성 순환매 성격이 강했던 점을 감안하면 장기소외주나 저PER주 등이 재부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7월은 올해 상반기 실적 공개가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실적 관련주들이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실적호전 기업에 대한 찬사보다 악화된 기업을 벌 주는데 시장의 촛점이 맞춰질 것"(동원증권 정동희 위원)이라는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

시장 흐름에 비춰 실적호전 기업들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보다는 악화된 기업의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순환매 대처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순환매가 형성될 때 매입했다가 다른 곳을 이동할 때 매도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간단치 않은 문제다.

어느 종목에 언제 순환매가 형성됐다가 이동하는지를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동원증권 정 위원은 "매수세의 길목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이 현 상황을 지속할 경우 기존테마 종목들이 순환매에서 소외돼 낙폭이 커질 때를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다만 최근 순환매속에서 같은 테마 종목들도 주가가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인 만큼 실적 호전종목으로 매수 대상을 좁힐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