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2003년까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LG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1단계로 내년까지 LG화학과 LG전자를 중심으로 관련계열사를 일종의 소그룹형태로 재편성한다.

이들 2개의 사업지주회사 기능을 뒷받침하기위해 지배주주 지분율을 20~25%까지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LG는 이를 위해 현재 계열기업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출자관계를 정리해서 전자,화학 두 회사는 관련 업종계열사들의 지분만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

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 사장은 4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LG그룹의 출자(지배)구조를 3년내에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 체제로 재편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4대그룹 가운데 지배구조를 지주회사로 재편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은 LG가 처음이다.

강유식 본부장은 "2003년까지 자기자본 규모가 5~6조원대인 순수지주회사인 "LG지주회사"(LG Holdings)를 설립,전자 화학등 20~30개의 사업 자회사를 거느리는 체제로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키로 했다"고 말했다.

지주회사가 설립되면 구본무 회장등 지배주주는 지주회사 주식만 보유하고 출자포트폴리오만 관리하는데 주력하게 된다고 강 사장은 설명했다.

LG지주회사는 빚이 한푼도 없는 무차입 회사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강 사장은 사업자회사의 경우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이사회를 중심으로 책임경영이 이뤄지도록 해 투명경영을 실현할 수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LG는 내년까지 화학과 전자의 지주회사 기능을 갖도록 하기 위해 구본무 회장 등 대주주들이 두 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20~25%선으로 높여 나가기로 했다.

이를위해 출자부담이 크고 구조가 복잡한 전자계열부문의 출자 구조 재편을 위해 현재 14.2%수준인 지배주주의 LG전자 지분유율을 내년 상반기까지 점차 확대키로 했다.

LG화학 지분율도 지배주주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동일한 수준으로 높여나가기로 했다고 강 사장은 말했다.


<>지주회사 재편 배경=강 사장은 "선진형 지배구조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도 선단식 경영과 순환출자 상호출자등의 고리를 끊고 투명경영을 실현해야만 21세기에 생존이 가능하다며 LG는 이를 통해 선진기업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한계사업의 퇴출과 신규사업의 진출입을 자유로이 해 지속적인 성장체제를 갖추도록 한다는 방안을 세우고 있다.

강 사장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되면 과거 대기업들이 능력없이 지배만을 목적으로 했던 순환 출자는 생각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계관계자들은 LG의 이번 발표가 최근 대주주들이 비상장 계열사의 보유주식을 계열사에 팔면서 불거진 시장의 불신 등을 씻어야 한다는 것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도 하고 있다.


<>향후 해결 과제=LG가 순수 지주회사로 전환하는데는 여러가지 난관이 있다.

우선 LG 스스로도 밝히듯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는 출자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이다.

전자 관련 업종에 대한 출자구조 재편에만 1년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학등의 재편작업 등을 고려할경우 시한내에 이런 방안을 실현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LG가 내세운 지주회사의 무차입경영의 달성여부도 관심이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요건인 1백%이하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LG는 지주회사에 화학 및 전자에 출자한 대주주의 주식(2조원대 예상)을 재출자하고 일반인들의 지분참여를 받아들이는 등의 방식으로 자기 자본을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자와 화학이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등 이익잉여금도 자금으로 마련될 수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강 사장은 전했다.

삼일회계법인 최상태 상무는 "LG의 지주회사 설립은 선진국에서 시행중인 순수 지주회사제조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선진형 모델로 보인다"고 말하고 "배당에 대한 2중과세 문제 등 외부적 제도정비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LG는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지분 보유비율이 상장법인일 경우 30%이상,비상장 법인일 경우 50%로 되어있지만 이 문제달성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