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혀 있는 일본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온라인으로 뚫는다"

조승진(44) 에이프로시스템 사장.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만화 네트워크를 구축,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세계화를 선언한 주인공이다.

그 첫번째 단계가 일본 공략.

한.일 문화개방을 계기로 그동안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졌던 일본 만화및 애니메이션 시장을 온라인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달초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초대형 인터넷 만화방 "코믹스투데이"(comicstoday.com)에는 이같은 구상이 그대로 담겨 있다.

먼저 사이트 개설과 동시에 일본어 판을 내놨다.

이현세 황미나 양영순 등 국내 최정상급 만화작가 31명이 참가, 청소년 순정 성인 등 분야별로 만들어내고 있는 신작 만화를 모조리 일본어 판으로 따로 제작한 것이다.

특히 조 사장은 일본인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만화 전문 번역가까지 끌여들여 대사 뉘앙스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썼다고 말했다.

마케팅 계획도 어느 정도 마쳤다.

일본 현지에서의 공동 마케팅을 위해 아시아 포털업체인 클릭투아시아와 제휴를 맺었다.

또 내달 하순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문화콘텐츠산업 투자설명회"에 국내 인터넷 만화업체중에서는 유일하게 참가한다.

이미 일본업체와 합작으로 현지법인 설립작업을 추진중이다.

조 사장이 이같이 일본 시장 진출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일본 만화및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국내 만화의 세계화는 물거품일 뿐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고있다.

특히 지난해말 이 사업을 위해 만화 작가들을 접하면서 이들의 일본을 비롯한 해외 진출 의지에 크게 자극받았다.

에이프로시스템은 일본을 거점삼아 오는 10월 미국 중국 동남아 등지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인도네시아에는 현지법인 설립작업에 들어갔으며 사이트를 영어판과 중국어판으로 만드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중국및 동남아지역에서는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연예인을 캐릭터화해 이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6년 가까이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주력해온 조 사장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직접 뛰어들게 된데에는 그의 그래픽에 대한 남다른 감각이 바탕이 되고 있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그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에서 12년 가까이 CAD(컴퓨터를 이용한 설계) 등 컴퓨터 그래픽과 연관된 실무을 익혔다.

그리고 현재 삼성 SK 등 20여개 대기업에 제공하고 있는 주력 사업인 기술정보관리및 도면관리 시스템에도 이미지 처리기술이 핵심 역할을 한다.

바로 이같은 실전 경험이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 최대규모의 인터넷 만화웹진을 탄생시킨 배경이 된 것이다.

"전세계적인 만화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 만화 관련시장을 주무르고 있는 일본의 아성에 맞설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조 사장의 각오가 다부지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