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용틀임' 25시] (4) '上海人 비즈니스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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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S사의 K과장은 작년말 근무지를 베이징(北京)에서 상하이(上海)로 옮겼다.
베이징에서 "화공무역 베테랑"으로 통했던 그는 부임과 함께 상하이 비즈니스맨을 상대로 "관시(關係.친분)" 쌓기에 나섰다.
적당히 업무협의를 갖고, 식당으로 옮겨 저녁먹고, 2차로 가라오케로 가 노래 부르는게 정해진 관시쌓기 순서다.
그런데 베이징에서는 효력을 발휘했던 이 방법이 상하이에선 통하지 않았다.
"근사한 식당으로 모셨지요. 간베이(乾杯)를 외치며 바이주(白酒)를 권했는데 잘 안마시더군요. 자리를 옮기자니까 가라오케는 안가겠다는 겁니다. 집에 가야 한다는 거죠. 베이징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K과장의 이어지는 상하이 관시쌓기는 대부분이 이랬다.
그러기를 3개월여.
그는 상하이의 비즈니스관행이 베이징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상하이 비즈니스맨들은 섬세하고 조심성이 많으며 내일에 대한 기대보다는 오늘 돈을 만져야 하는 현실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일 대한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하이관장은 상하이 비즈니스맨들을 "중국의 개성상인"으로 비유한다.
"상하이 상인들은 처음에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깐깐하게 따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일이 쉽게 풀립니다. 첫 단추를 잘 꿰기때문이지요. 하오하오(好好)를 연발하며 금방 무엇인가가 될 듯 얘기하는 베이징상인들과는 다릅니다"
한국 기업인들은 상하이 비즈니스맨들과 상담하면서 초기에는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하이런(上海人)들의 정확성과 믿음에 끌리게 된다.
상하이런들의 상인정신은 1백50여년 전부터 외국문화를 접해 왔기에 가능했다.
국제화 마인드를 갖춘 그들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알고 계약의 중요성을 안다.
상하이 최고명문 푸단(復旦)대학 졸업생(대학원 포함)중 약 20%가 해외유학을 떠난다.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는 학생이 95%를 넘고 있다.
그들은 정부기관 기업 금융기관 등에서 국제도시 상하이 건설의 선봉이 된다.
D무역상사 L대표가 꼽는 중국 비즈니스맨의 특색은 "절대로 손해보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거래해온 업체에게 조금 싼 가격에 물건을 줬습니다.
1주일쯤 되니까 거래처들이 떼로 몰려들더군요. 왜 가격차이가 나냐는 겁니다. 결국 다음 계약때 "손해"를 보전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고서야 그들은 흩어졌습니다"
상하이 비즈니스맨들은 또 "다음에 잘 해줄 테니 이번에는 참아달라"는 말을 믿지 않는단다.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 일은 오늘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상하이 관료들은 중국내 다른 지역의 관리들과는 차이가 많다.
중국관리는 일반적으로 부정부패에 물들어 있다는 인상이 강하지만 상하이 관리들은 그렇지 않다는게 박근태 (주)대우 상하이 지사장의 설명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5년여의 비즈니스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상하이 관리들은 오픈마인드됐다"고 말한다.
"상하이 공무원들과 얘기하다 보면 시정부가 하나의 "주식회사"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취재중 만난 상하이 공무원들에게서 상하이출신 정치인(上海幇)들이 지금의 중국을 경영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시정부 대외경제무역위의 쑹진뱌오(宋錦標) 부주임은 "상하이와 중앙정부가 유사이래 최고의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앙정부는 상하이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공무원들이 장쩌민(강택민) 주석과 주룽지(주용기) 총리 등을 배출한 도시답게 엘리트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트 관료와 국제마인드로 무장한 상하이런들이 상하이를 사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있다.
<> 특별취재팀 =정동헌(영상정보부) 한우덕(베이징특파원) 하영춘(증권1부) 차병석(벤처중기부) 박민하(경제부) 기자
베이징에서 "화공무역 베테랑"으로 통했던 그는 부임과 함께 상하이 비즈니스맨을 상대로 "관시(關係.친분)" 쌓기에 나섰다.
적당히 업무협의를 갖고, 식당으로 옮겨 저녁먹고, 2차로 가라오케로 가 노래 부르는게 정해진 관시쌓기 순서다.
그런데 베이징에서는 효력을 발휘했던 이 방법이 상하이에선 통하지 않았다.
"근사한 식당으로 모셨지요. 간베이(乾杯)를 외치며 바이주(白酒)를 권했는데 잘 안마시더군요. 자리를 옮기자니까 가라오케는 안가겠다는 겁니다. 집에 가야 한다는 거죠. 베이징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K과장의 이어지는 상하이 관시쌓기는 대부분이 이랬다.
그러기를 3개월여.
그는 상하이의 비즈니스관행이 베이징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상하이 비즈니스맨들은 섬세하고 조심성이 많으며 내일에 대한 기대보다는 오늘 돈을 만져야 하는 현실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일 대한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하이관장은 상하이 비즈니스맨들을 "중국의 개성상인"으로 비유한다.
"상하이 상인들은 처음에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깐깐하게 따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일이 쉽게 풀립니다. 첫 단추를 잘 꿰기때문이지요. 하오하오(好好)를 연발하며 금방 무엇인가가 될 듯 얘기하는 베이징상인들과는 다릅니다"
한국 기업인들은 상하이 비즈니스맨들과 상담하면서 초기에는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하이런(上海人)들의 정확성과 믿음에 끌리게 된다.
상하이런들의 상인정신은 1백50여년 전부터 외국문화를 접해 왔기에 가능했다.
국제화 마인드를 갖춘 그들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알고 계약의 중요성을 안다.
상하이 최고명문 푸단(復旦)대학 졸업생(대학원 포함)중 약 20%가 해외유학을 떠난다.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는 학생이 95%를 넘고 있다.
그들은 정부기관 기업 금융기관 등에서 국제도시 상하이 건설의 선봉이 된다.
D무역상사 L대표가 꼽는 중국 비즈니스맨의 특색은 "절대로 손해보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거래해온 업체에게 조금 싼 가격에 물건을 줬습니다.
1주일쯤 되니까 거래처들이 떼로 몰려들더군요. 왜 가격차이가 나냐는 겁니다. 결국 다음 계약때 "손해"를 보전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고서야 그들은 흩어졌습니다"
상하이 비즈니스맨들은 또 "다음에 잘 해줄 테니 이번에는 참아달라"는 말을 믿지 않는단다.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 일은 오늘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상하이 관료들은 중국내 다른 지역의 관리들과는 차이가 많다.
중국관리는 일반적으로 부정부패에 물들어 있다는 인상이 강하지만 상하이 관리들은 그렇지 않다는게 박근태 (주)대우 상하이 지사장의 설명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5년여의 비즈니스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상하이 관리들은 오픈마인드됐다"고 말한다.
"상하이 공무원들과 얘기하다 보면 시정부가 하나의 "주식회사"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취재중 만난 상하이 공무원들에게서 상하이출신 정치인(上海幇)들이 지금의 중국을 경영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시정부 대외경제무역위의 쑹진뱌오(宋錦標) 부주임은 "상하이와 중앙정부가 유사이래 최고의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앙정부는 상하이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공무원들이 장쩌민(강택민) 주석과 주룽지(주용기) 총리 등을 배출한 도시답게 엘리트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트 관료와 국제마인드로 무장한 상하이런들이 상하이를 사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있다.
<> 특별취재팀 =정동헌(영상정보부) 한우덕(베이징특파원) 하영춘(증권1부) 차병석(벤처중기부) 박민하(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