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원의 소액 결제 시장을 잡아라" 차세대 지불수단인 전자화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 첫 상용화에 들어간 마스터카드 계열의 몬덱스와 마스터카드의 영원한 맞수 비자카드가 주도하는 V캐쉬,국내 신용카드사가 출사표를 던진 A캐쉬,한국금융결제원의 K캐쉬 등 4파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이들 업체 및 기관들은 오는 2005년 24조원으로 예상되는 소액 결제 시장의 리더가 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몬덱스의 선공=몬덱스는 지난달 27일 코엑스몰에서 국내 첫 전자화폐의 상용화에 들어가면서 국내전자화폐 시장에 불을 댕겼다.

현재 코엑스몰내 외식업체 등 70여개 가맹점에서 통용되고 있으며 연내로 7백여개 전 가맹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8월부터는 제주도 지역의 국.도립공원과 관광지 기념품점 등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전자화폐의 보안성과 안정성을 내세워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마케팅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몬덱스는 이를 위해 9월부터 국내 전 인터넷 쇼핑몰을 대상으로 결제 서비스에 들어간다.

또 한국증권전산과 제휴,사이버 증권거래 시장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몬덱스는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공식 전자화폐로 지정된 것을 최대한 활용,내년에 카드 발급수를 5백만장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V캐시의 그랜드 컨소시엄=비자카드는 SK텔레콤 삼성물산 롯데캐피탈 등 18개 기업 및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인 "V캐시"로 몬덱스에 대응한다.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카드 발급을 시작하며 2005년까지 1천만장을 발급,국내 전자화폐 시장의 선두에 올라선다는 목표다.

특히 휴대폰을 통한 무선 인터넷 거래,교통카드 기능까지 포함된 다기능성으로 승부를 건다는 방침이다.

V캐시 관계자는 "전세계 전자화폐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CEPS표준을 채택해 국내에서는 물론 미주 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편리하게 쓸 수 있는게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몬덱스가 독립된 발행기관을 운영하는 반면 V캐시는 회원사가 모두 발행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삼성-LG가 손잡았다=LG 삼성 국민카드 등 국내 3개 메이저 카드사들이 "A캐시"라는 전자화폐회사를 합작 설립,외국계 회사가 주도하고 있는 전자화폐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자본금 35억원으로 설립된 A캐시에는 한국통신하이텔,KD-넷,인터페스 등 온라인통신 및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함께 참여하며 연내로 자본금을 1백2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내년 1.4분기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급에 들어가 연말까지 3백만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내년중 1단계로 수도권과 주요 역세권 점포를 대상으로 가맹점을 모집하며 2003년까지 전국 모든 소액결제 점포에서 통용시킨다는 계획이다.

마케팅 포인트는 교통요금,주차요금,통행료 지불 등 교통분야를 집중 공략한다는 것.특히 오픈형 시스템으로 모든 전자화폐 발급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으며 타 전자화폐와의 호환성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A캐시 관계자는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등 외국사에 맞서 국내기업으로만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한국형 표준 전자화폐를 표방하고 나선 한국금융결제원의 "K캐시"도 9월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하는 등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전자화폐 시대가 열린 양상이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