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108) 제1부 : 1997년 가을 <10> '의혹'(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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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진성구는 객석에 앉아 무대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출연자들의 노래가 끝나면서 박정희.육영수 두 사람이 서로 손을 마주잡고 바라본다.
박정희가 육영수를 향해 노래를 한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당신의 잠자는 모습,당신의 웃는 모습이오/내가 사랑하였다고 지껄인 조국의 산야는 헐벗어 있고/싸늘한 냉기만을 품은 질퍽질퍽한 흙탕일 뿐/내가 그리워했던 훈훈한 봄기운을 품을 줄 모르오"
박정희의 노래가 끝나자 이제는 육영수가 박정희를 향해 노래한다.
"위대하신 당신,조국을 구할 당신/비록 제가 당신에게서 원한 건/장군도 아니오,정치가도 아니었지만/운명이 당신을 역사의 현장으로 끌어냈으니/내 어찌 한 아녀자로서 그러한 운명을 거역하리오/비록 당신에게서 원한 건/애정 어린 남편,자상한 아버지였지만"
육영수의 노래가 끝나자,한 무리의 사람들이 탁자와 의자를 가지고 와 무대에 놓는다.
조명은 탁자와 그 주위에만 비친다.
박정희가 노래를 시작한다.
"자,이제부터 조국 근대화의 시작이다. 조국의 젖줄이 될 고속도로를 놓아라.중공업의 근원이 될 제철소를 세워라"
한 참석자가 일어나서 말한다.
"고속도로를 놓고 제철소를 세우려면 자본이 필요합니다. 차관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탁자를 주먹으로 치며 박정희가 노래한다.
"지랄 말아라.변명 말아라/당장 비행기를 타고 가 돈을 빌리도록 하라/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게 우리들의 약점이다"
또다른 참석자가 말한다.
"각하,우리 나라는 농민이 70퍼센트로서 자고로 농업국입니다.
농업 위주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의 앞에 놓인 재떨이를 말하는 사람에게 던지며 박정희가 노래한다.
"바보 같은 소리 말아라.허튼 소리 말아라/나는 보았다,일본이 근대화한 근본을/좁은 땅덩어리,빈약한 천연자원/우리가 갈 길은 중공업 건설이다"
또다른 참석자가 말한다.
"각하,외채가 많아져 갚을 수 없으면 나라가 망합니다"
화를 못 참겠다는 듯이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박정희가 소리치듯 노래한다.
"배부른 소리 말아라.여유 있는 소리 작작해라/우리가 망하면 더이상 어떻게 망한단 말이냐?/모든 책임을 내가 지겠다. 뛰기만 해라/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민족의 아들들은 뚜쟁이로/민족의 딸들은 창녀로/전락할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무대가 환해졌다.
진성구가 객석에서 박수를 치며 무대 쪽으로 걸어갔다.
진미숙과 몇마디 대화를 나눈 후 이 형사가 앉아 있는 곳으로 갔다.
"찾고 있는 사람이 우리 단원 중에 있었습니까?"
진성구의 질문에 이 형사가 고개를 저었다.
"다른 단원들을 볼 수 있을까요?"
"마음대로 무대 뒤로 가보세요"
이 형사의 요구를 진성구가 쾌히 받아들였다.
진성구는 객석에 앉아 무대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출연자들의 노래가 끝나면서 박정희.육영수 두 사람이 서로 손을 마주잡고 바라본다.
박정희가 육영수를 향해 노래를 한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당신의 잠자는 모습,당신의 웃는 모습이오/내가 사랑하였다고 지껄인 조국의 산야는 헐벗어 있고/싸늘한 냉기만을 품은 질퍽질퍽한 흙탕일 뿐/내가 그리워했던 훈훈한 봄기운을 품을 줄 모르오"
박정희의 노래가 끝나자 이제는 육영수가 박정희를 향해 노래한다.
"위대하신 당신,조국을 구할 당신/비록 제가 당신에게서 원한 건/장군도 아니오,정치가도 아니었지만/운명이 당신을 역사의 현장으로 끌어냈으니/내 어찌 한 아녀자로서 그러한 운명을 거역하리오/비록 당신에게서 원한 건/애정 어린 남편,자상한 아버지였지만"
육영수의 노래가 끝나자,한 무리의 사람들이 탁자와 의자를 가지고 와 무대에 놓는다.
조명은 탁자와 그 주위에만 비친다.
박정희가 노래를 시작한다.
"자,이제부터 조국 근대화의 시작이다. 조국의 젖줄이 될 고속도로를 놓아라.중공업의 근원이 될 제철소를 세워라"
한 참석자가 일어나서 말한다.
"고속도로를 놓고 제철소를 세우려면 자본이 필요합니다. 차관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탁자를 주먹으로 치며 박정희가 노래한다.
"지랄 말아라.변명 말아라/당장 비행기를 타고 가 돈을 빌리도록 하라/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게 우리들의 약점이다"
또다른 참석자가 말한다.
"각하,우리 나라는 농민이 70퍼센트로서 자고로 농업국입니다.
농업 위주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의 앞에 놓인 재떨이를 말하는 사람에게 던지며 박정희가 노래한다.
"바보 같은 소리 말아라.허튼 소리 말아라/나는 보았다,일본이 근대화한 근본을/좁은 땅덩어리,빈약한 천연자원/우리가 갈 길은 중공업 건설이다"
또다른 참석자가 말한다.
"각하,외채가 많아져 갚을 수 없으면 나라가 망합니다"
화를 못 참겠다는 듯이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박정희가 소리치듯 노래한다.
"배부른 소리 말아라.여유 있는 소리 작작해라/우리가 망하면 더이상 어떻게 망한단 말이냐?/모든 책임을 내가 지겠다. 뛰기만 해라/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민족의 아들들은 뚜쟁이로/민족의 딸들은 창녀로/전락할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무대가 환해졌다.
진성구가 객석에서 박수를 치며 무대 쪽으로 걸어갔다.
진미숙과 몇마디 대화를 나눈 후 이 형사가 앉아 있는 곳으로 갔다.
"찾고 있는 사람이 우리 단원 중에 있었습니까?"
진성구의 질문에 이 형사가 고개를 저었다.
"다른 단원들을 볼 수 있을까요?"
"마음대로 무대 뒤로 가보세요"
이 형사의 요구를 진성구가 쾌히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