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토리지(데이터 저장) 업계의 선두주자인 스토리지온넷.

이 회사는 지난달 지식관리시스템 회사인 크롤러시스템을 전격 인수합병했다.

크롤러시스템의 검색기술 등을 확보, 단숨에 서비스 품질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M&A(인수합병)에 버금가는 효과를 가진 컨소시엄도 생겨나고 있다.

셀피아 유니텔 넷프로 등 30여개 인터넷 업체들이 결성키로 한 연합체(UIF)가 대표적인 사례다.

업체간 사업 성격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비용절감과 마케팅 시너지제고라는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M&A를 통한 윈윈(Win-Win) 사업모델 구축".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생존 화두"다.

지금의 자금난과 취약한 수익기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는 과감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경영권을 파는 것도 경영이다 =세계적인 아시아 포털업체로 자리잡은 클릭투아시아(미국 LA).

지난해 10월 이 회사가 탄생하게 된데는 재미교포 천성우(31) 사장의 M&A 경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자체적으로 만든 7개의 인터넷 사이트및 회사를 팔아 넘기면서 자금 확보는 물론 수익모델 노하우를 터득했다.

천 사장은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다른 회사에 넘길때 더 큰 수익을 낼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면 주저 말고 파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식변화가 국내 인터넷 기업에도 시작됐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액티브드림의 조광선 사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면서 회사 이름까지 소프트뱅크웹인스티튜트로 바꾼 것은 그 대표적 케이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전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IT교육 기법을 세계적인 사업모델로 만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M&A 전문컨설팅 업체인 아이파이낸스글로벌의 원준희 사장은 "인터넷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갈수록 M&A는 급증할수 밖에 없다"며 "M&A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시너지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라 =PC방 인프라구축 업체인 이스테이션은 인터넷 마케팅 업체인 게토코리아 등과 M&A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테이션이 단일망으로 엮은 전국 PC방에 게토 등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 아래 최근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이들 회사는 당초 M&A보다는 전략적 제휴을 추진했으나 수익모델 조기 구축을 위해 M&A가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야후코리아도 서비스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M&A 및 제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투자및 M&A를 검토한 50여개사중 자체 비즈니스와 연관되지 않은 업체는 1차적으로 제휴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 A&D(인수.개발)를 활용하라 =기술에 초점을 맞춘 M&A를 말한다.

해당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자사에 꼭 필요한 기술을 단숨에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이는 기술개발및 서비스 "속도"가 경쟁력의 핵심인 인터넷 분야에 특히 주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유인커뮤니케이션 인수, 메시징 서비스 기술을 확보한 것이나 스토리지온넷이 대덕에 있는 크롤러시스템을 합병, 제2의 연구소로 활용하는 것 등이 바로 이같은 방식이다.

KTB네트워크의 김한섭 상무는 "투자한 2백여개 업체중 기술적으로 서로 연관되는 기업간 제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업계에서 이미 이같은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 오프라인과 손을 잡아라 =닷컴기업(인터넷 서비스업체)의 경우 순수 온라인 서비스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개점 휴업에 들아간 기업과 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 몰의 경우 상당수가 실물 기반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주요 실패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업체들이 견고한 수익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주식 스와핑 등 오프라인 업체들과의 보다 강력한 제휴가 필요하다고 드림디스커버리의 김정국 이사는 밝혔다.

사이버몰 업체는 실제 물류망을 갖고 있는 기업과 제휴 또는 M&A를 검토할수 있으며 온라인 교육업체는 학원 등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