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영훈 대표의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의지표명과 함께 현정부의 후반기 개혁정책 방향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집권당 차원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함으로써 공세에 치중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차별화했다.

<> 경제 =IMF 이전으로 경제가 회복돼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 추진과제로 금융시장 부실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기업 구조조정의 차질없는 이행 등을 꼽았다.

금융과 기업, 노사관계, 공공부문 4대 개혁의 완수에 우리 경제의 성패가 달려 있는 만큼 개혁의 고삐를 조여 나가야 한다며 야당과 국민의 협조를 구했다.

서 대표는 "정부와 협력해 금융시장의 부실문제를 조기 해결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신뢰를 확실히 회복시키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기업구조조정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대기업집단에 대한 결합재무재표 공시와 기업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책임경영체제 확립, 소액주주 권리확산, 세정개혁 추진 등도 과제로 제시했다.

<> 남북문제 =우선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대한 높은 평가를 토대로 남북간 신뢰증진, 차질없는 후속조치 준비와 이행 등에 연설의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투자보장협정 등 제도정비와 탄력적 상호주의 적용 등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서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간 평화 시대의 전기를 마련했다며 초당적 협력에 포커스를 맞춰 한나라당 이 총재가 제의한 "남북관계특별위" 설치 제의를 수용하고 주변 4강에 대한 국회차원의 외교도 주문했다.

서 대표는 특히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 논의의 물꼬도 텄다.

<> 정치 =상생과 화합의 정치구현을 다짐하면서 구체적 방안으로 여야 영수회담에서 합의된 정치개혁 특위의 조속한 가동과 정책협의회의 부활을 제안했다.

서 대표는 야당의 부정선거 공세에 맞대응을 피하면서 <>선거법, 정치자금법, 정당법 개정 <>인권법 제정 및 인권위 설치 <>반부패기본법 제정 <>공직자 윤리법 개정 등 ''깨끗한 정치''와 국민인권 신장을 위한 제도정비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서 대표는 은행 파업 사태와 관련, "금융 부문의 과감한 개혁은 시급하고 불가피한 것"이라면서 불법파업에 대한 단호한 대처의지를 천명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