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RV차는 예약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중고차시장에서도 수요가 뚝 끊기면서 차종별로 50만원 정도씩 가격이 떨어지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LPG차의 연비가 6-8%로 가솔린차의 절반 정도인데다 힘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LPG가 가솔린의 50%를 넘으면 LPG차의 경쟁력이 상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가격인상시안은 휘발유를 1백으로 했을 때 경유와 LPG(수송용)의 가격비율을 각각 70-80,55-65로 잡고 있다.
이처럼 LPG 가격 인상으로 RV가 힘을 잃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르게 될 휘발유(가솔린)및 경유(디젤) 연료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디젤엔진차가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디젤이 LPG보다 다소 가격이 비싸지만 연비와 힘에서는 더 우수하기 때문이다.
또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가솔린엔진보다 더 환경친화적이어서 2000년대 환경규제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신개념의 차로 앞으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미국 디트로이트디젤과 제휴,차세대 승용차용 디젤엔진(HSDI)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엔진은 오는 11월 RV인 싼타페와 트라제XG는 물론 1천5백cc 이상의 아반떼XD에 장착될 예정이다.
현대는 에쿠스 등 대형차에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디젤엔진을 얹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SDI 디젤엔진은 그동안 디젤엔진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혔던 소음과 진동을 가솔린엔진 수준으로 낮췄다.
고압 저장장치인 커먼레일분사방식을 이용,1천3백50 기압으로 연료를 분사해 연비도 크게 높아졌다.
현대는 이 엔진의 연료효율이 기존 디젤엔진보다는 15%,가솔린엔진보다 40% 이상 높은 세계 최고수준이라며 3천cc 가솔린 엔진과 같은 힘을 낸다고 밝혔다.
기아차의 경우 국내기술로는 첫 개발된 디젤엔진(J3)을 이미 카니발에 장착하고 있고 수출용 스포티지와 지프 레토나에도 수입 디젤엔진을 달아 수출하고 있는등 디젤엔진차를 상용화하고 있다.
대우차는 지난 해 프랑스 르노와 1천9백-2천cc급 디젤엔진을 개발키로 하고 공장부지를 물색하던 단계에서 대우그룹 도산으로 중단한 상태다.
포드가 대우차를 정식 인수하게 되면 이 회사의 디젤엔진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는 지난 80-88년 수입 디젤엔진을 붙인 "로얄 디젤"승용차를 국내시장에 내놓았으나 모두 1만1천9백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는 등 부진했다.
소음과 배출가스가 심한데다 엔진이 너무 커 정비에 어려움을 겪는 등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디젤엔진에 대해 환경오염의 주범이며 소음과 진동이 크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디젤엔진은 가솔린에 비해 눈에 안보이는 질소산화물 등의 배출이 훨씬 적다.
환경규제가 강한 유럽에서 자동차 메이커들이 승용차의 디젤엔진 장착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프랑스는 승용차의 50%가 디젤엔진을 사용하며 독일은 중대형승용차 중심으로 25% 정도가 디젤엔진차다.
다만 미국에서는 휘발유 연료비가 워낙 싼데다 디젤엔진은 대형화물차및 선박용이라는 인식이 강해 이용이 많지 않다.
최근 포드 등 메이커들이 디젤엔진차 이용 활성화를 위해 규제기준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머지않아 미국에서도 디젤엔진차가 뿌리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