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109) 제1부 : 1997년 가을 <11> '여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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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이정숙이 차 사고를 당하여 의식불명이 된 지 하루 만에 이정숙의 신원이 확인되어 진성호에게 연락이 취해졌다.
진성호가 즉시 뉴욕 케네디 공항을 출발하여 김포공항에 도착한 것은 10시간 후인 저녁 7시경이었다.
마침 미국에서의 일정을 끝낸 후 귀국하려고 공항에서 수속을 밟고 있을 때 이정숙의 사고 연락을 받았던 것이다.
진성호는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정숙이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있는 세브란스 병원으로 가기 전 스포츠클럽에 들렀다.
긴 비행시간에서 오는 피로도 풀 겸 또한 의식불명인 아내와의 대화는 불가능하겠지만 장인을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을 좀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형 진성구와 누이 진미숙은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회사 건물 근처 그가 자주 가는 스포츠클럽에 들어섰을 때 뉴욕을 떠나기 전 전화로 사전에 지시한 대로 황무석이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고생이 많으셨지요? 미국 가신 일은 잘 되었다고 이현세 이사한테서 들었습니다"
황무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잘될 것 같아요. 백운직물과의 계약관계는 진전이 잘되고 있지요?"
대해실업의 직물분야 사업을 백운직물의 실질 소유주인 백인홍에게 넘기기로 한 것을 의미했다.
"잘되고 있습니다. 내주 계약 체결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중에 있고,또 백운직물측의 실사도 별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집사람은 아직 의식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나요?"
진성호가 탈의실에 들어서면서 물었다.
"방금 이곳에 오기 전 확인했습니다. 별 차도가 없습니다"
황무석이 말했다.
"생명은 위험하지 않대요?"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만 의식이 언제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답니다"
"의식불명이 된 이유가 뭐라고 합니까?"
"차에 치인 순간 호흡이 중단되어 뇌세포가 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아내가 경미한 심장경색증이 있었지요"
"그랬군요...워낙 의술이 발달되었으니까 회복되시겠지요"
황무석이 얼굴에 그늘을 드리우며 말했다.
"아내와 별거중이었다는 사실을 경찰에서 알아내겠지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나와 김명희와의 관계는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진성호는 욕실로 들어갔다.
그는 먼저 샤워를 하고 사우나실로 들어갔다.
그의 몸에서는 점차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엉뚱하게도 그의 머릿속에서는 의식불명 상태에 있는 아내 대신 사우나실에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떠올랐다.
평소 저녁 주석에 참석하기 전에 자신의 몸이 술을 잘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사우나실에서 온몸으로 땀을 비오듯 흘렸던 과거,그리고 가쁜 숨을 참으면서 그날 저녁 만날 사람을 철저히 분석해보았던 과거,그리고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과 비위를 맞춰주는 방법 등을 모색하였던 과거...
대부분의 경우 가장 효력 있는 설득 방법은 수표뭉치를 전하는 것이고,비위를 맞춰줄 가장 무난한 방법은 폭탄주를 돌리는 것이었다.
이정숙이 차 사고를 당하여 의식불명이 된 지 하루 만에 이정숙의 신원이 확인되어 진성호에게 연락이 취해졌다.
진성호가 즉시 뉴욕 케네디 공항을 출발하여 김포공항에 도착한 것은 10시간 후인 저녁 7시경이었다.
마침 미국에서의 일정을 끝낸 후 귀국하려고 공항에서 수속을 밟고 있을 때 이정숙의 사고 연락을 받았던 것이다.
진성호는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정숙이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있는 세브란스 병원으로 가기 전 스포츠클럽에 들렀다.
긴 비행시간에서 오는 피로도 풀 겸 또한 의식불명인 아내와의 대화는 불가능하겠지만 장인을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을 좀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형 진성구와 누이 진미숙은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회사 건물 근처 그가 자주 가는 스포츠클럽에 들어섰을 때 뉴욕을 떠나기 전 전화로 사전에 지시한 대로 황무석이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고생이 많으셨지요? 미국 가신 일은 잘 되었다고 이현세 이사한테서 들었습니다"
황무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잘될 것 같아요. 백운직물과의 계약관계는 진전이 잘되고 있지요?"
대해실업의 직물분야 사업을 백운직물의 실질 소유주인 백인홍에게 넘기기로 한 것을 의미했다.
"잘되고 있습니다. 내주 계약 체결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중에 있고,또 백운직물측의 실사도 별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집사람은 아직 의식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나요?"
진성호가 탈의실에 들어서면서 물었다.
"방금 이곳에 오기 전 확인했습니다. 별 차도가 없습니다"
황무석이 말했다.
"생명은 위험하지 않대요?"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만 의식이 언제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답니다"
"의식불명이 된 이유가 뭐라고 합니까?"
"차에 치인 순간 호흡이 중단되어 뇌세포가 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아내가 경미한 심장경색증이 있었지요"
"그랬군요...워낙 의술이 발달되었으니까 회복되시겠지요"
황무석이 얼굴에 그늘을 드리우며 말했다.
"아내와 별거중이었다는 사실을 경찰에서 알아내겠지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나와 김명희와의 관계는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진성호는 욕실로 들어갔다.
그는 먼저 샤워를 하고 사우나실로 들어갔다.
그의 몸에서는 점차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엉뚱하게도 그의 머릿속에서는 의식불명 상태에 있는 아내 대신 사우나실에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떠올랐다.
평소 저녁 주석에 참석하기 전에 자신의 몸이 술을 잘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사우나실에서 온몸으로 땀을 비오듯 흘렸던 과거,그리고 가쁜 숨을 참으면서 그날 저녁 만날 사람을 철저히 분석해보았던 과거,그리고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과 비위를 맞춰주는 방법 등을 모색하였던 과거...
대부분의 경우 가장 효력 있는 설득 방법은 수표뭉치를 전하는 것이고,비위를 맞춰줄 가장 무난한 방법은 폭탄주를 돌리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