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현재문 전무(56)은 CFO(재무최고경영자)와 CIO(정보최고경영자)를 겸하고 있다.

지난 3월 박종섭사장이 CEO에 취임하면서 미국 프라이스워터하우스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던 그를 전격 영입해 중책을 맡긴 것.

회사측은 현전무가 외국기업의 경영시스템은 물론 한국기업의 특징까지 꿰고 있어 단시일내 가장 선진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사장도 "선진 재무관리 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해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경력을 보면 이러한 기대가 무리는 아니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인 현전무는 미국 포댐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한후 뉴욕대학에서 MBA를 땄다.

그는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도 있어 지난 72년부터 현지 회계법인과 컨설팅회사에서 20여년간 한국기업을 상대로 파이낸싱및 사업전략에 대한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를 맡아왔다.

현전무가 투명경영을 위해 구축한 첫번째 시스템은 "현금관리시스템"이다.

현대전자 본사는 물론 전세계 15개 법인의 현금 유출입을 1주일 단위로 체크해 미래의 현금흐름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그는 "현금흐름 위주의 경영은 결과적으로 회계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외국인들이 현대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타는 것도 투자자들이 이같은 회사의 노력을 평가한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현전무는 e비즈니스 전략과 관련,"기업체질 강화에 초점을 맞춰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이를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것이다.

이보다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고객과 함께 가치를 증진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e비즈니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파트너 고객 협력업체를 모두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금관리시스템이 도입된 것도 바로 이같은 원칙에서 도입됐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최근 전자구매 B2B사이트를 개설한 데 이어 연말까지 제품 개발기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품개발관리(PDM)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10월 사내 ERP(전사적 자원관리)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고객사와 주문 관련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자재 수급 및 생판판매계획을 세우게 된다고 한다.

현 전무는 이렇게 되면 공장사슬통합관리(SCM)와 고객관계관리(CRM)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식과 정보의 공유 및 확대재생산을 통한 e비즈니스 시스템이 정착되는 내년부터 반도체 영업 및 조달 부문의 50%이상을 전자상거래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