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수세경영' 전환 .. 은행 노사갈등...고유가...자금시장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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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금융노련 파업갈등 등으로 기업경영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고 보고 판매나 투자계획을 낮춰잡는등 "수세경영"으로 돌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미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하되 외부 차입없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 범위에서 투자규모를 재조정키로 했다.
최근 전경련이나 대한상의의 기업경기 전망에도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나타나고있다.
대한상의 조사관계자는 "기업인들이 사회갈등분위기와 유가상승등 고비용구조 재연을 우려한 나머지 향후 산업경기를 어둡게 보고있다"고 전했다.
김석중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최근들어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4대 그룹 이외의 중견 그룹들은 유지 보수 차원의 투자계획만을 정했을 뿐 대규모 투자는 일제히 연기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노정갈등이 노사문제로 옮겨붙거나 정부의 기업개혁드라이브쪽으로 불똥이 튀는 것으로 극도로 경계하는 눈치다.
기업총수들도 사회분위기를 의식한 나머지 자세를 바짝 낮추고있다.
지난 6일 이건희 삼성회장의 전경련 회장단및 고문단 초청만찬에서도 최근의 경제현황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규모 조정=현대 관계자는 "0.16마이크론 설비 도입 등 반도체 라인의 효율을 높이는데 1조8천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4조4천억원의 설비투자는 가능하면 시행할 계획이지만 벤처투자규모는 예상했던 5천억원보다 훨씬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G도 정보통신 분야와 바이오 분야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설비및 연구개발 투자를 제외한 다른 투자는 가능하면 줄이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국내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해외투자를 적극 검토했던 기업들도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대기업들의 해외투자 규모는 6억8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12억9천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한 해치인 3조원을 넘는 등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거뒀으면서도 생산성 성과급으로 작년처럼 월급여 1백50%만을 주기로 하는 등 "짠돌이 보수경영"을 펼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수희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유가상승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판매부진,불투명한 자금시장이 경영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경기가 급격히 악화돼 채산성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환경 악화요인=대기업 경영자들은 병의원의 집단 휴폐업,금융노련의 파업방침등 사회갈등이 노사관계 악화로 이어질까봐 걱정하고 있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발생한 노사 분규건수(7월 5일까지)가 작년 같은 기간의 1백8건보다 35%가량 증가한 1백46건이다.
경총 심종두 팀장은 "예년같으면 노사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인데 올해는 이제 시작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노사문제와 함께 자금경색도 기업들의 의욕을 꺾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전경련이 이날 2백여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3.4분기 기업자금사정 전망조사에서 기업들은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화대책이후에도 회사채 기업어음(CP) 유상증자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계속 불투명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응답한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107.6을 기록,99년 2.4분기 147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세를 보여 기업자금사정 호조세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3년만기 국고채가 지난해 10월이후 처음으로 7%대로 떨어지는 등 시중 실세금리는 연일 떨어지고 있지만 4대 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느끼는 금리는 아직도 10%를 넘는다고 하소연한다.
<>정부기업정책에 대한 불안감 증폭=이달말까지 결합재무제표를 제출해야하는 30대그룹중에는 부채비율이 높아져 재무건전성이 악화될까 걱정하는 기업이 많다.
결합재무제표로 부채비율을 산정할 때는 계열사간 출자한 자본금이 빠져 자기자본이 그만큼 줄어들기기 때문이다.
정부의 고강도 지배구조개선 방안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개선안에는 단독주주의 대표소송권,집중투표제 의무화 및 주주의 기업정보접근권 행사요건 삭제 등 수용하기 힘든 내용들이 많다고 재계는 밝혔다.
<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 >
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미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하되 외부 차입없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 범위에서 투자규모를 재조정키로 했다.
최근 전경련이나 대한상의의 기업경기 전망에도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나타나고있다.
대한상의 조사관계자는 "기업인들이 사회갈등분위기와 유가상승등 고비용구조 재연을 우려한 나머지 향후 산업경기를 어둡게 보고있다"고 전했다.
김석중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최근들어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4대 그룹 이외의 중견 그룹들은 유지 보수 차원의 투자계획만을 정했을 뿐 대규모 투자는 일제히 연기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노정갈등이 노사문제로 옮겨붙거나 정부의 기업개혁드라이브쪽으로 불똥이 튀는 것으로 극도로 경계하는 눈치다.
기업총수들도 사회분위기를 의식한 나머지 자세를 바짝 낮추고있다.
지난 6일 이건희 삼성회장의 전경련 회장단및 고문단 초청만찬에서도 최근의 경제현황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규모 조정=현대 관계자는 "0.16마이크론 설비 도입 등 반도체 라인의 효율을 높이는데 1조8천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4조4천억원의 설비투자는 가능하면 시행할 계획이지만 벤처투자규모는 예상했던 5천억원보다 훨씬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G도 정보통신 분야와 바이오 분야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설비및 연구개발 투자를 제외한 다른 투자는 가능하면 줄이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국내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해외투자를 적극 검토했던 기업들도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대기업들의 해외투자 규모는 6억8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12억9천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한 해치인 3조원을 넘는 등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거뒀으면서도 생산성 성과급으로 작년처럼 월급여 1백50%만을 주기로 하는 등 "짠돌이 보수경영"을 펼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수희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유가상승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판매부진,불투명한 자금시장이 경영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경기가 급격히 악화돼 채산성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환경 악화요인=대기업 경영자들은 병의원의 집단 휴폐업,금융노련의 파업방침등 사회갈등이 노사관계 악화로 이어질까봐 걱정하고 있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발생한 노사 분규건수(7월 5일까지)가 작년 같은 기간의 1백8건보다 35%가량 증가한 1백46건이다.
경총 심종두 팀장은 "예년같으면 노사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인데 올해는 이제 시작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노사문제와 함께 자금경색도 기업들의 의욕을 꺾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전경련이 이날 2백여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3.4분기 기업자금사정 전망조사에서 기업들은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화대책이후에도 회사채 기업어음(CP) 유상증자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계속 불투명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응답한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107.6을 기록,99년 2.4분기 147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세를 보여 기업자금사정 호조세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3년만기 국고채가 지난해 10월이후 처음으로 7%대로 떨어지는 등 시중 실세금리는 연일 떨어지고 있지만 4대 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느끼는 금리는 아직도 10%를 넘는다고 하소연한다.
<>정부기업정책에 대한 불안감 증폭=이달말까지 결합재무제표를 제출해야하는 30대그룹중에는 부채비율이 높아져 재무건전성이 악화될까 걱정하는 기업이 많다.
결합재무제표로 부채비율을 산정할 때는 계열사간 출자한 자본금이 빠져 자기자본이 그만큼 줄어들기기 때문이다.
정부의 고강도 지배구조개선 방안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개선안에는 단독주주의 대표소송권,집중투표제 의무화 및 주주의 기업정보접근권 행사요건 삭제 등 수용하기 힘든 내용들이 많다고 재계는 밝혔다.
<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