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기는 사라지는가"

한때 전 국민의 통신 필수품으로 여겨졌던 무선호출기(삐삐)가 가입자 급감으로 퇴출위기에 놓였다.

이에따라 일부 사업자는 아예 정보통신부에 사업폐지 신청서를 내는 등 관련 업계에 사업권 반납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정통부에 따르면 나래앤컴퍼니(구 나래이동통신)가 최근 가입자 감소에 따른 사업성 부재로 무선호출 사업폐지 신청서를 낸데 이어 지역 사업자인 전북이동통신도 같은 이유를 들어 사업권 반납 의사를 밝혔다.

정보통신부는 실제 무선호출 사업자의 경우 가입자수와 매출액 급감으로 사업수행이 어렵다고 보고 나래앤컴퍼니가 제출한 사업폐지 신청을 승인해주기로 했다.

또 전북이통도 조만간 퇴출을 공식 신청해오면 받아주기로 했다.

정통부 서홍석 부가통신과장은 "무선호출 사업권 반납 움직임은 다른 업체들에도 도미노 현상처럼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심판구 한국무선호출사업자협의회 회장도 "올해안으로 모두 5개정도의 사업자가 퇴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사업권을 반납한 업체의 무선호출 가입자들은 다른 사업자로 전환하거나 해지해야 한다.

나래앤컨퍼니의 경우 서울이동통신으로 전환을 희망할 가입자들은 무료로 전환가입할 수 있다.

해지를 희망하는 경우는 보증금(2만2천원) 및 단말기 보상금(숫자단말기 1만5천원,문자단말기 2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 1982년 처음 선보인 무선호출기는 93년 지역 사업자들이 시장에 신규 참여하면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 97년말에는 1천5백여만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98년부터 PCS(개인휴대통신) 시장의 급성장으로 가입자를 빼앗기면서 지난해말 3백21만여명에서 올들어 6월말에는 1백25만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이가운데 전국사업자(012)인 SK텔레콤이 81만여명이고 지역사업자(015)인 서울이통이 26만여명,나래앤컴퍼니가 17만여명,해피텔레콤이 9만여명의 가입자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정통부는 나래앤컴퍼니가 사업권 반납을 요청해옴에 따라 지난 8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를 열어 사업폐지 신청에 대한 심사를 거쳤으며 9월중까지 사업폐지에 따른 가입자 보호조치 등 사후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