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호 태풍 카이탁이 예상과 달리 큰 피해를 내지 않은 채 중남부 지방의 가뭄해소에 도움을 주고 소멸돼 ''효자 태풍'' 소리를 듣고 있다.

기상청은 11일 "태풍 카이탁이 이날 오전9시 현재 황해도 해주 서북서쪽 2백20km 해상에서 최대풍속이 초당 17m 밑으로 떨어져 열대저압부(TD)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카이탁은 이로써 태풍의 위력을 잃었으나 중남부 지방에 최고 2백mm의 비를 뿌려 ''마른 장마''에 시달렸던 이들 지방의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됐다.

기상청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북위 25도에서 최대로 발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그러나 카이탁은 북위 19.6도(필리핀 루손섬 북서쪽 2백km)에서 발생해 최대시속 40km로 북상하면서 수증기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최대풍속이 한때 초당 39m에 달했다으나 갈수록 약화돼 집중 호우보다는 ''조용한 비''를 뿌렸다는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한편 기상청은 태풍이 소멸됐지만 여파가 남아 곳에 따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집중 호우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며 수방대책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경기 강원 지방은 12일에도 흐리고 한때 비가 내리고 충청 이남 지방은 가끔 구름이 많고 한때 소나기가 오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서울 경기 강원 지방은 12일까지 10-40mm의 비가 내리겠으며 강원지역은 60mm 이상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