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에 사는 이모(30)씨에게는 최근 새 비서가 한명 생겼다.

뭐든지 궁금하면 척척 알려주는 휴대전화가 그의 만능 비서.

광화문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면서 휴대전화로 그날의 주요 뉴스와 날씨를 살펴본다.

또 주말에 볼만한 영화를 검색한 뒤 즉석에서 표를 구입한다.

공과금도 휴대전화로 납부한다.

한가할 때는 퍼즐게임이나 채팅을 즐긴다.

이 모든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휴대전화 하나로 가능하다.

이씨는 4백50만여명에 이르는 "모티즌"(motizen,모바일과 네티즌의 합성어)중 한명이다.

무선인터넷(mobile internet)은 이처럼 현대인의 생활패턴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무선인터넷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국내 이동통신회사들은 CP(콘텐츠제공) 사업자들이 갖고 있는 우수한 콘텐츠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시장의 승부는 결국 콘텐츠의 질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동통신회사들은 모티즌의 욕구를 1백% 충족시키기 위해 동화상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구애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이들은 무선인터넷 콘텐츠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 무선 인터넷 콘텐츠가 쏟아진다 =국내 대형 통신업체들은 자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영역을 넓히기 위해 콘텐츠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쟁력있는 중소 CP업체들과 활발히 제휴,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CP 업체수가 1천개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지난해 5월부터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개시한 LG텔레콤은 현재 1백20여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넥슨의 머드게임인 "코스모노바", 웰컴클릭의 일일성경공부 등 모두 1천1백여개의 콘텐츠를 5백50여개 업체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국내 최대인 1천2백여만명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n.TOP" 서비스를 선보인 후 무선인터넷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TTL" 가입자를 대상으로 미팅 채팅 등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998년 양방향 문자메시지 서비스인 "핸디넷"을 선보인 한국통신프리텔은 지난해 9월 무선인터넷서비스인 "퍼스넷"을 출범시켰다.

최근에는 야후코리아 다음 등 국내 9개 포털사이트와 제휴, "퍼스넷"을 국내 최대의 유.무선 포털사이트로 키웠다.

캐릭터 서비스인 "그림나라"와 유.무선 동호회사이트가 특히 인기다.

<> 시장이 급팽창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1백20억원에 불과하던 무선인터넷 시장규모가 올해는 1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05년에는 2조9천6백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업체들은 앞으로 3년간 무선인터넷 서비스부문에 1조4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musoyu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