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청약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 분당 정자동 백궁역 일대에서 최근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가 비수기인데도 높은 경쟁률을 보인 이유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는 기존 주거개념을 한 단계 높인 새로운 주거공간이어서 일정한 실수요가 바탕이 돼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일부에선 프리미엄을 노린 가수요자가 대거 청약에 나서는 바람에 분양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한다.

"거품론자"들은 주상복합아파트는 청약자격에 제한이 없는 만큼 프리미엄만 따먹고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대거 청약,곧 열기가 시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수요론자"들은 청약에 상당수의 거품이 낀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이 일부 거래되는 등 고급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적지않아 주상복합아파트 시장은 앞으로도 그런대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궁역일대 주상복합아파트 청약률=11일 청약마감된 삼성물산의 아데나팰리스는 2백3가구 공급에 1만8천9백40명이 몰려 평균 93대1의 청약률을 보였다.

특히 34평형은 21가구 분양에 8천1백82명이 청약,3백90대 1이란 기록적인 청약률을 나타냈다.

지난 6일 청약을 마감한 현대산업개발의 "아이스페이스"는 평균 39 대 1, 삼성중공업 건설부문의 "미켈란 쉐르빌"은 1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권 거래 현황=서울지역에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1천만~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지만 거래는 한산한 편이다.

주로 로열층 남향에 위치한 50~60평형대의 프리미엄이 4천만~1억원선으로 가장 높다.

작년 1월 공급된 도곡동 삼성 타워팰리스I의 경우 6천만~1억원에 거래된다.

전체적으로 수요는 많지않지만 62평형 로열층은 찾는 사람이 많다.

지난 2월 분양된 타워팰리스II는 1~2천만원선에 거래된다.

서초동 현대슈퍼빌 분양권엔 1천만~5천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다.

현대건설이 최근 목동에서 분양한 하이페리온도 3천만~4천만원 정도 웃돈이 붙었지만 거래는 뜸한 상태다.

분당 백궁역 인근에서 최근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들은 매물이 쏟아지면서 분양권값이 약세다.

삼성중공업의 미켈란쉐르빌 8백3가구의 경우 평형별로 1천만~2천만원 정도 호가가 형성됐지만 매수세는 별로 없다.

현대산업개발의 아이스페이스 1천71가구도 30평형대를 제외하곤 매물이 쌓이는 상태다.

30평형대 로열층의 경우 2천5백만원 정도,나머지 평형은 5백만~1천5백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공급 예정 물량=올해 서울에서 공급될 주상복합아파트는 서초,도곡,잠실 등 4곳에서 2천1백여가구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남부터미널 옆에 지을 "래미안 유니빌"은 7월 13일부터 분양된다.

18~32평형 4백30가구 규모로 중소형으로만 구성된게 특징이다.

대림산업은 오는 9월께 잠실 갤러리아 백화점 부지에 최고 52층의 "대림 아크로빌" 4개동을 내놓을 예정이다.

용적률 8백% 정도를 적용,38~70평형 7백여가구 규모로 건립된다.

삼성물산도 타워팰리스I,II에 이어 타워팰리스III 6백여가구를 올 10월께 분양한다.

중앙건설은 여의도에 65~83평형 2백52가구를 건립한다.

성남시 분당구 백궁역 일대에서는 현대 하이페리온과 한원랜드 I,II,III,로얄팰리스 등이 올해안에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분양가는 이미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인 평당 7백50만~9백만원 선에 책정될 전망이다.

<>투자전망=입지여건이 뛰어난 곳을 중심으로 1천만원 안팎의 단기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정광영소장은 "주상복합아파트는 전용률이 낮은데다 용적율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대형평형 수요자인 중장년층의 주상복합아파트 선호도가 떨어져 투자성은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주상복합아파트는 젊은층 수요가 많아 투자성이 괜찮다"고 말했다.

케드오케이(www.kedOK.co.kr) 김영수 사장은 "최근의 주상복합아파트 청약붐은 마땅한 투자상품을 찾지 못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것"이라며 "호가 위주로 프리미엄이 형성됐지만 실수요는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분당의 경우 공급대기물량이 많아 1천만원 미만의 프리미엄을 주면 언제든지 살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고경봉 기자,류시훈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