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업체들의 벤치마킹대상은 일본 소니가 아니라 도요타자동차"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삼성 LG 현대전자등 국내 대표적인 전자 메이커들 사이에 도요타 학습붐이 뜨겁다.

외환위기 이후 영미식 경영레슨에 열중해온 한국기업들의 풍조에 비춰 이례적이랄 정도로 도요타배우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이 하필 도요타를 모범으로 삼는 것은 "호황기에 불황 대비를 하는 "노하우"에 관한한 도요타가 단연 최고"라고 보기때문.

이는 국내전자업체들이 현재 호황을 만끽하면서도 장래를 불안하게 본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도요타에서 배울점은 어떤 불황기에도 반드시 수익을 낼수 있게 돼 있다는 생산및 품질관리시스템과 자동차고객을 거점으로 삼아 휴대폰과 신용카드 사업까지 노리는 "무한다각화"전략 "투 테마"다.

현대전자는 지난 3월부터 2백여명의 임직원을 일본에 보내 TPS(도요타 생산시스템)을 교육시키고 있다.

경영자 관리자 등 팀장급 이상은 1주일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도요타의 기본적인 생산방식과 의식교육을 받는다.

4주간의 전문가 과정에는 대리 및 과장급 직원과 공장의 주임 반장 등이 참여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들은 생산현장에서 직접 일하면서 생산 라인의 효율성과 원가에 대한 개념을 익힌다.

전문가 과정을 마친 9명의 직원들은 현재 태스크 포스(TF)팀에서 현대전자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중이다.

현대측은 오는 9월까지 총 3백여명의 임직원을 파견,실효성있는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가 임직원에 대해 도요타 연수를 실시하는 것은 불황기에도 반드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다.

경기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도체 사업의 리스크를 시스템적으로 줄여보다는 취지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연수에 참가했던 한 직원은 "현지 교육과정에서 JIT(Just in Time)를 어떻게 적용하고 원가를 낮추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치밀한 종합생산성 혁신활동을 전개해 불황기에 제품 판매가 줄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생산체제를 구축한 업체로 유명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도 지난 5월부터 12기 차수로 나눠 20명씩 총 2백40명을 대상으로 도요타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측은 "생산현장의 기술인력과 생산 시스템이 상호작용하며 차별화된 생산성을 올리는 도요타 생산시스템을 알기 위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연수 기간은 2주간이며 교육생들은 도요타의 e비즈니스 전략을 알게 되는 간접적인 효과도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이밖에 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생산업체인 LG필립스LCD는 지난해부터 생산현장의 효율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도요타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도요타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기업들은 현지 교육프로그램이 짜임새 있고 교육 강도가 높아 교육효과가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용환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사상 최대규모의 흑자를 내는 기업일수록 불황을 대비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불황에도 강한 기업이 되기 위한 다양한 경영전략이 수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