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은 13일 서울 종로5가 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8군이 오랫동안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몰래 방류해 왔다"면서 "이같은 사실을 미 8군에 근무했던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특히 "미군이 지난2월9일 포름알데히드와 메탄올 성분이 든 시체방부처리용 용액 20박스(4백75ml짜리 4백80병)를 아무런 정화처리 없이 하수구로 흘려 보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증거물로 무단방류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과 버리고 남은 빈병,빈병에 남은 잔여물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사실은 포름알데히드를 버리는 과정에서 이 물질에 노출된 군무원이 병가를 내는 바람에 불거졌다고 녹색연합은 설명했다.
일명 포르말린으로 불리는 포름알데히드는 독성이 매우 강한 화학물질로 장시간 노출될 경우 정서불안 및 기억력 상실,어폐류 폐사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람의 경우 30ppm이상의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질병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물질은 주로 시체부패를 방지하는 용제나 소독살균제 등으로 사용된다.
주한미군은 한국내에서 각종 사고로 사망하는 미군을 본국으로 송환하기에 앞서 시체의 부패를 막기 위해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은 14일부터 미8군과 미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철저한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환경부 관계자는 "미군측에 독극물 방류 관련 자료를 보내주고 사실여부를 확인해 주도록 요청했다"면서 "일단 미군측의 자체 조사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극물 무단 방류 여부와 함께 이번 사건이 개인의 행위인지 아니면 미군의 조직적인 행위인지 등을 파악한 뒤 대책을 세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미군측도 폐기물 처리기록 등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한 뒤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