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13일 국회에 낸 약사법 개정안은 그동안 의약계가 요구하던 주장을 절충한 내용이다.

임의조제와 대체조제를 사실상 금지시키되 최소한의 예외규정을 두는 데 그쳤다.

국회 논의과정에서도 정부안이 그대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부안에 대해 의약계 모두가 불만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의료계의 경우 대체조제가 불가능한 상용의약품을 6백개 이상으로 늘리고 목록을 정할 때도 의.약사간 "협의"가 아니라 "의사의 통보"를 요구하고 있다.

약계는 정부안대로 약사법이 개정되면 의약분업협력위원회가 의료계의 주장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의료계는 재폐업을 거론하고 있고 약계도 불만을 표시한 상태여서 국회에서의 논의과정이 주목된다.

정부안의 내용과 파장을 정리한다.


<>임의조제 규정 삭제=의료계가 임의조제 근거조항으로 지목해온 약사법 39조2항을 삭제하는 대신 시행을 6개월간 유예시켰다.

연말까지는 일반약을 낱알로 판매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낱알 판매를 금지시켜 약사의 임의조제를 막은 것이다.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것은 아직 약국과 제약회사의 준비가 안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내년부터는 약국에서 일반약을 살 때 제약회사가 생산한 포장단위 그대로 구입해야 한다.

예를들어 훼스탈을 30정짜리 포장으로만 생산한다면 그대로 사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환자들의 약품구입 비용부담이 커져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대체조제 금지=지역 의약분업협력위원회가 의.약사의 협의를 거쳐 결정할 6백여 품목의 상용의약품 목록에 포함된 상품명 처방은 의사의 사전동의가 있어야 대체조제할 수 있게 했다.

사실상 많이 사용하는 6백여품목의 의약품에 대해서는 의사의 지배권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따라 상용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들은 의사가 자사의 제품을 목록에 포함시켜 주도록 사활을 건 로비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목록에 없는 약이 처방될 경우엔 약사가 대체조제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약효동등성이 검증된 동종의 약으로 대체조제하고 3일안에 의사에게 통보토록 했다.

값 비싼 오리지널약 위주의 처방이 성행하면 국내 제약회사의 기반이 붕괴되고 환자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상용의약품이 아닌 품목에 대해서는 약사의 권한을 인정한 측면도 있다.

<>의약분업협력위원회 법제화=약사법에 의약분업협력위원회 설치 근거를 넣기로 했다.

이에따라 2백40여개 시.군.구의 의약분업협력위원회에 소속될 의사와 약사가 의약분업 관련 사항을 결정하게 된다.

상용의약품 목록은 매분기 45일전에 정하게 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