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서 나올 때부터 팔다리가 없었던 아이.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 정상인들을 감동시킨 장애인 청년.

지난해 한.일 양국에서 베스트셀러 열풍을 일으킨 "오체불만족"의 주인공 오토다케 히로타다(24)가 제2탄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전경빈 역,창해,8천원)를 펴냈다.

"오체불만족"이 어린 시절부터 대학 때까지의 성장과정을 다룬 것이라면 이번 책은 사회에 나와 꿈을 일구는 모습을 담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봄까지 1년간 일본 TBS방송국 "뉴스의 숲"프로그램에서 리포터로 활약한 휴먼 스토리다.

휠체어가 지나다니기에는 너무 좁은 사무실 통로,"장애인 시각"에 대한 우려 등 수많은 제약과 맞서며 자기 방식으로 새 삶을 개척한 오토다케.

그는 오키나와 바다 속의 거대한 신전을 수중촬영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잠수하기도 했다.

단순한 리포터의 활동을 넘어 취재 기획을 짜는 프로듀서,원고를 쓰고 연출하는 디렉터,현장 인터뷰어 역할까지 해낸 과정이 가슴뭉클하게 다가온다.

물론 장애인 리포터로서의 활동만 부각돼 있는 건 아니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열정과 도전정신,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 자세가 더 깊은 울림을 준다.

그는 "어떻게 태어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일깨워준 것이다.

그는 1년간의 활동을 통해 남들에게 비쳐지는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비친 자아의 뿌리를 발견했다.

평소 닮고 싶었던 프로 방송인들과 그토록 흠모하던 한신타이거즈의 노무라 감독,최고 인기그룹 스마프의 가도리 신고도 만났다.

이지메를 당하는 쪽과 가하는 사람 모두 괴로워한다는 것을 알게 해준 중고등학생들,지난날의 자신을 돌아보며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 "오비히로 3남매"의 리호 이야기,"한국에서 온 구원이"와의 가슴 쓰린 인터뷰도 못잊어 한다.

197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각고의 노력으로 정상인과 똑같은 교육과정을 받고 명문 와세다 대학 정치학과에 입학,올해 4월 졸업했다.

최근에는 "내 마음의 선물"이라는 창작동화까지 발표하며 세상을 따뜻하게 밝혀주고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