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讓世界認識寧波 讓寧波向世界發展"(세계가 닝보를 알게 하고 닝보는 세계로 향하자)"

상하이 홍차우(虹橋)공항을 이륙해 30분만에 도착한 닝보(寧波)공항청사.

청사 현관을 나서자 마자 붉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대문짝만하게 써붙인 입간판이 시선을 끌어 당긴다.

국제도시를 꿈꾸는 닝보의 오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글귀다.

닝보는 항저우(杭州)만을 사이에 두고 북쪽으로 상하이를 마주보고 있는 항구도시.

인구 2백50만명으로 7천년전 유적이 발견되기도 한 역사 깊은 도시이다.

저장(浙江)성에 속한 이곳은 성도(省都)인 항저우보다 경제규모가 클 정도로 상공업이 발달했다.

항저우가 관광과 경공업의 도시라면 닝보는 석유화학 전자 등 중공업 위주로 성장한 공업도시다.

실제로 닝보엔 중국최대의 정유공장인 쩐하이정유회사가 있다.

하루 26만배럴 정제능력의 이 정유공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석유화학 회사들이 몰려있다.

한국 LG화학의 중국 합작공장인 LG용싱(勇興)을 비롯해 다우케미컬 BP 에소(ESSO) 등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곳이다.

"대외적으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닝보는 상하이를 뺨치는 곳이다.

역사적으로도 원래 상하이는 닝보의 배후도시였다.

천혜의 항구 등 입지조건이 좋아 오래전부터 상업과 무역이 발달한 곳이다.

중국에선 "상하이 장사꾼은 지독하다.

하지만 그들보다 더 지독한 사람들이 닝보사람이다"란 말이 있을 정도다.

시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장길 닝보시 주임)

재미있는 건 전세계에 퍼져있는 화교상인의 주류가 닝보 사람들이란 것.

닝보시에 따르면 세계 64개국에 살고있는 닝보출신 저명 상인과 과학기술자는 7만3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전체 화교중 닝보인이 30만명은 된다는 것.

중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닝보 사람들도 약 3백만명에 이른다.

특히 상하이에서 유명한 기업인이나 상인의 3분의 1은 닝보 출신이다.

닝보인들의 고향에 대한 사랑도 대단해 닝보출신 기업인들이 고향에서 벌이는 프로젝트만 1천7백여건을 넘는다.

닝보는 투자입지 여건도 뛰어나다.

우선 상하이항에 버금가는 항구를 갖추고 있다.

20만~30만t의 유조선을 댈 수 있는 정유부두를 비롯해 철강 화공 등 전용부두와 컨테이너 터미널이 마련돼 있다.

특히 닝보항은 수심이 30m로 깊어 수심이 낮은 상하이의 대체항으로 이용될 정도다.

도로는 항저우까지 총 3백km가 4차선 고속도로로 포장돼 있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닝보-홍콩을 잇는 고속도록 건설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닝보는 석유화학이나 전기.전자 관련 업종의 투자진출이 유망한 곳으로 꼽힌다.

상하이의 성장세를 뒷받침할 중화학 제조단지로 닝보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98년 ABS수지를 연간 6만t씩 생산하기 시작한 LG용싱공장은 내년말까지 생산능력을 연산 30만t으로 늘릴 계획.

이렇게 되면 명실상부하게 중국 최대의 ABS생산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금년 중국의 ABS수지 수요는 1백70만t이지만 공급은 38만t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닝보에 대한 투자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LG용싱 임성담 총경리)

이웃 도시로서 상하이와 경쟁하기 보다는 그 성장세를 업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닝보.상하이에 맞먹는 국제도시로서의 잠재력을 조용히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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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주2회 연재됩니다.

<>특별취재팀=정동헌(영상정보부) 한우덕(베이징특파원) 하영춘(증권1부) 차병석(벤처중기부) 박민하(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