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스가 CTI기업에서 모바일인터넷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올해 7월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로커스는 CTI기업이라는 단일 이미지에서 벗어나 모든 통신서비스를 가능케 해주는 종합통신서비스회사로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

김형순 대표는 "로커스는 통신회사를 상대하는 캐리어급 장비공급회사다. 정보통신시장에서 로커스가 내세우는 주제는 서비스의 통합(convergence)이고 여기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온다. 모바일회사로의 변신은 이런 새로운 통합서비스를 이동통신에 접합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로커스가 국내 대기업들을 제치고 국산 WAP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것도 이런 변신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로커스는 미국 월가의 투자자들 사이에서 통합을 주제로 내세우는 아시아의 유일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루슨트 테크놀로지스사가 로커스에 CTI와 인공지능망사업을 같이 하자고 먼저 제의한 것도 이런 평가에 바탕을 두고 있다.

김 대표는 내친김에 소프트웨어 패키지인 이 WAP 제품을 국제시장에 내놓아 차세대 주력상품으로 키울 생각이다.

김 대표는 "로커스의 WAP이 글로벌마켓에서 완전제품으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노키아나 에릭슨같은 세계적 통신회사와 비교해도 개발속도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회사로 포지션닝을 하기위해 최근 조직을 개편했다.

전략적핵심사업부인 인터넷사업본부, LIPS라는 자체기술을 기반으로 삼는 지능형통신사업본부, 차세대인터넷 인프라솔루션을 제공하는 뉴인프라사업부, 국내 최대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CTI콜센터솔루션을 기반으로 삼는 기업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의 4개사업본부로 조직을 독립시켰다.

사내벤처나 마찬가지로 창의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4개 별도회사로 분사됐다고 볼수도 있다.

로커스는 외롭다.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지역에는 제대로 된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의 기술들은 백화점의 한 코너상품처럼 부분적이고 로커스만큼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회사가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자랑이다.

글로벌 경쟁자도 분야별로 모바일에서는 폰닷컴 노키아 정도를 꼽고 있고 CTI에서는 노르텔을 주시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로커스는 해외진출전략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액중 해외매출액은 5% 수준으로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지난해말에서 올초를 기점으로 미국 일본 중국과 프로젝트를 진행중이고 홍콩과 태국에도 진출하고 있다.

지사를 세우고 주재원을 내보내는 구닥다리 해외진출전략은 쓰지 않는다.

대신 M&A를 통해 현지회사를 사들여 사장도 외국인이 맡는 현지화된 조직을 만들 생각이다.

한때 20만원(액면가 5백원)을 호가하던 코스닥의 황제주 로커스가 벤처버블여파로 10만원이하로 떨어진데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종의 특성상 1.4분기에는 주로 주문만 받고 매출은 2.4분기이후에 나온다.

거의 매년 적자로 발표된 1.4분기실적이 올해만 유독 벤처버블분위기에 휩쓸려 주가에 직격탄을 쏘자 "이미 매출이 2배이상 늘었는데도 이런 실적을 핑계로 주가가 영향을 받는건 비정상적"이라는게 김대표의 생각이다.

< 안상욱 기자 sangwoo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