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이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다국적기업인 바이엘의 인수로 클린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김해에 있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업체 바이엘세원(대표 하영준)이 바로 그 회사.이 과정에서 채권단의 협조로 해당 기업과 종업원,채권자,외국기업 모두에게 득이 되는 되는 윈윈(win-win)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 회사의 모체인 세원기업의 주력제품은 폴리카보네이트 시트.고속도로 방음벽이나 전철 역사의 지붕재,자동차부품,전자부품 등으로 쓰인다.

국산신기술마크를 비롯해 ISO,미국의 UL,일본의 JIS 등을 딴 제품이다.

생산제품은 까다로운 일본시장에 대부분 수출됐다.

도요타자동차와 메이와상사,후지전기 등.

특히 고유브랜드로 연간 1천만달러이상을 수출,대일무역역조 개선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97년 무역의 날에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어려움을 겪은 것은 외환위기 직후.

원화가치 급락으로 외화부채의 환차손이 불어나고 고금리로 이자마저 급증하자 화의를 신청한 것.

하영준 사장은 독자 생존의 길도 찾게된다.

외국업체에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몇몇 기업이 관심을 보였다.

기술력과 수출력,내수시장에서의 잠재력을 인정했기 때문.문제는 약 4백30억원에 이르는 부채.

하사장은 은행 보증기관 등 20여개 채권기관을 찾아다녔다.

일부를 탕감해주면 외자를 들여다 빚을 갚겠다는 설명이었다.

대다수 채권단의 반응이 처음에는 냉담했다.

하지만 1년여동안 김해와 서울을 수십차례 왕래하며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이들로부터 모두 동의를 받아냈고 마침내 바이엘이 인수하게 된 것.

이 회사의 화의신청과 외자유치를 도왔던 김&장 법률사무소의 정진영 변호사는 "외환위기로 도산직전에 이르렀던 중소기업이 자체 노력으로 외자를 유치해 재기한 첫번째 케이스"라고 설명한뒤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 상생(相生)의 결과를 일궈낸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엘은 약 2천만달러를 투자한뒤 시장상황을 봐가며 더 투자할 계획이다.

또 하사장을 포함한 60여명에 이르는 임직원 모두 그대로 일하도록 했다.

바이엘그룹 플라스틱 사업부 책임자인 칼하인즈 비부쉬 씨는 "바이엘세원은 베이징 자회사와 함께 바이엘 그룹의 아시아시장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엘세원은 19일 저녁 부산 롯데호텔에서 출범식을 갖는다.

(055)322-7300

<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