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국제무대 진출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외교접촉은 물론 캐나다 호주 필리핀 등과 수교를 통한 외연 넓히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달말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확대외무장관회의는 북한 개방외교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북한은 회의기간중 6-8개국과 개별 외무장관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 일본과 가질 것이 확실시되는 사상 첫 외무장관 회담은 북미.북일 관계의 중대한 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일 총비서는 정상회담직전 중국을 방문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방북한다.

이번에 태국에서 미국 일본과 회담을 가지게 되면 일단 4대국과의 외교를 마무리짓게 되는 셈이다.

이에 앞서 북한과 미국은 19일 베를린에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차관)과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담당특사간 접촉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계관-카트먼 회담은 원래 북한 고위급 인사의 미국 방문과 북한 핵.미사일 등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번에는 ARF를 전후한 백남순 외무상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간의 첫 외무장관 회담을 사전조율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정부도 ARF 회의에서 북.일 외무장관 회담을 추진중이다.

북측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회담이 이뤄질 경우 북.일간 수교협상 재개문제가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모리 요시로 총리의 친서를 북측에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캐나다와의 수교협상도 한창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캐나다 특사가 최근 북한을 방문했으며 수교협상을 이달 말까지 끝내기 위해 ARF 회의때 액스워디 외무장관이 백 외무상을 만날 계획이다.

북한은 지난 1월 이탈리아와 정식 수교한데 이어 5월에는 호주와 단절됐던 국교를 복원했다.

또 지난 12일에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중 미수교국이던 필리핀과 수교협정서에 서명했다.

북한은 동남아국가연합의 유일한 미수교국인 미얀마와의 수교도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세계 여러나라와 친선관계를 맺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같은 북한의 전방위 외교활동은 더욱 활발해져 개방을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