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폭스정권의 경제정책 解剖] "개방가속...분배보다 성장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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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중심가 ''레포르마가(개혁로)''는 아름다운 조각상들이 즐비해 중남미의 샹젤리제(파리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거리)로 통한다.
대선이 끝난지 열흘이 넘은 지난 14일에도 이곳에는 빈센테 폭스 당선자를 상징하는 ''기호 2번''과 승리를 의미하는 ''V''자를 그린 깃발을 매단 자동차들이 질주하고 있었다.
곳곳에 걸려 있는 대선 벽보와 플래카드도 71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흥분을 그대로 전했다.
거리에서 만난 알레 한드로 코르테스씨(35.상업)는 "집권 여당인 제도혁명당(PRI)을 믿을 수 없어 야당에 표를 던졌다"며 "새 정부는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정부가 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진엽 주멕시코 한국대사는 "일단 멕시코 유권자의 41%가 변화를 원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멕시코는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빈센테 폭스(58)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후 며칠만에 자신의 경제철학을 담은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7백억달러 규모의 금융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재정적자를 2001년에 GDP(국내총생산)의 1%이내(99년 1.15%)로 감축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국회는 금융부실을 국채로 바꾸자는 당선자의 제안이 국가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 일단 부결시켜 폭스 당선자의 순탄치 않은 앞길을 예고했다.
그러나 멕시코 국민들은 구체적인 경제정책보다는 당장 믿을 만한 정부와 ''먹고 사는'' 일이 해결되기를 원하고 있다.
제도혁명당의 장기집권 기간중 멕시코에서는 "돈으로 안되는 일 없고 법으로는 되는 일 없다"라는 말이 퍼질 정도로 부패와 부정이 횡행했다.
빈부 격차도 심각하다.
레포르마가에는 3백80평 짜리 호화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중심가에서 20분만 나가면 판잣집이 즐비하다.
중산층은 없고 극소수의 부유층과 대다수의 빈곤층만 존재한다.
이러한 심각한 빈부격차는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집권 과정에서 커진 업종간.지역간 빈부격차도 사회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한국대사관의 임한복 상무관은 "국민들의 신뢰와 배고픔을 해결하면서 경제성장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게 새 정권의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12월 출범하게 될 새 정권이 초기 개혁성과에 미진할 경우 예상외로 단명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신자유주의 성향의 폭스 정권이 ''분배'' 문제 해결에 매달리기보다는 강력한 개방정책으로 ''성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브라질 등 2개국과 추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 전세계적으로 30개국과 시장개방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서 6년간 통상산업장관을 지낸 에르미니오 블랑코는 "새 정부가 성장정책과 함께 항공 전력 에너지 분야 국영기업들의 민영화 작업도 가속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94년이전 18개은행중 6개만 남고 모두 합병 또는 매각된데 이어 앞으로도 부실은행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폭스 당선자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멕시코식 제3의 길''이라 명명된 폭스 당선자의 정국운영 방안이 71년간의 장기집권에 염증을 느낀 멕시코 국민들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멕시코시티=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
대선이 끝난지 열흘이 넘은 지난 14일에도 이곳에는 빈센테 폭스 당선자를 상징하는 ''기호 2번''과 승리를 의미하는 ''V''자를 그린 깃발을 매단 자동차들이 질주하고 있었다.
곳곳에 걸려 있는 대선 벽보와 플래카드도 71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흥분을 그대로 전했다.
거리에서 만난 알레 한드로 코르테스씨(35.상업)는 "집권 여당인 제도혁명당(PRI)을 믿을 수 없어 야당에 표를 던졌다"며 "새 정부는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정부가 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진엽 주멕시코 한국대사는 "일단 멕시코 유권자의 41%가 변화를 원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멕시코는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빈센테 폭스(58)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후 며칠만에 자신의 경제철학을 담은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7백억달러 규모의 금융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재정적자를 2001년에 GDP(국내총생산)의 1%이내(99년 1.15%)로 감축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국회는 금융부실을 국채로 바꾸자는 당선자의 제안이 국가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 일단 부결시켜 폭스 당선자의 순탄치 않은 앞길을 예고했다.
그러나 멕시코 국민들은 구체적인 경제정책보다는 당장 믿을 만한 정부와 ''먹고 사는'' 일이 해결되기를 원하고 있다.
제도혁명당의 장기집권 기간중 멕시코에서는 "돈으로 안되는 일 없고 법으로는 되는 일 없다"라는 말이 퍼질 정도로 부패와 부정이 횡행했다.
빈부 격차도 심각하다.
레포르마가에는 3백80평 짜리 호화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중심가에서 20분만 나가면 판잣집이 즐비하다.
중산층은 없고 극소수의 부유층과 대다수의 빈곤층만 존재한다.
이러한 심각한 빈부격차는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집권 과정에서 커진 업종간.지역간 빈부격차도 사회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한국대사관의 임한복 상무관은 "국민들의 신뢰와 배고픔을 해결하면서 경제성장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게 새 정권의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12월 출범하게 될 새 정권이 초기 개혁성과에 미진할 경우 예상외로 단명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신자유주의 성향의 폭스 정권이 ''분배'' 문제 해결에 매달리기보다는 강력한 개방정책으로 ''성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브라질 등 2개국과 추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 전세계적으로 30개국과 시장개방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서 6년간 통상산업장관을 지낸 에르미니오 블랑코는 "새 정부가 성장정책과 함께 항공 전력 에너지 분야 국영기업들의 민영화 작업도 가속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94년이전 18개은행중 6개만 남고 모두 합병 또는 매각된데 이어 앞으로도 부실은행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폭스 당선자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멕시코식 제3의 길''이라 명명된 폭스 당선자의 정국운영 방안이 71년간의 장기집권에 염증을 느낀 멕시코 국민들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멕시코시티=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