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 투자자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아직은 관성적으로 돈을 질러넣고 보지만 코스닥시장의 상황이 영 전과 같지 않다.

공모주가 대박을 안겨주기는 커녕 본전을 회수하기도 여의치 않아졌다.

공모가보다 두배 이상으로 오르는 종목도 있지만 거래 첫날부터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종목이 속출해 "공모주 청약=무위험 투자"라는 등식은 더이상 성립되지 않는다.

특히 오는 7월24일부터 시초가 결정방식이 바뀌면 거래 첫날부터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공모주 청약은 이제 메리트가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예전과 같은 수익은 기대할 수 없게 됐지만 공모주 투자는 여전히 나름의 메리트를 갖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공모주청약 그래도 할만하다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이후 신규 등록기업의 주가가 대체로 약세를 보였지만 국민카드는 1백%의 투자수익율을 안겨주었다.

엔씨소프트처럼 상한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종목도 있다.

종목만 제대로 고르면 여전히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등록후 주가가 약세를 보인 종목의 경우에도 곧바로 손절매하면 큰 손실은 피할 수 있다.

여러기업으로 분산해 지속적으로 청약을 하다보면 확률상 은행이자 이상의 수익은 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 전문가들은 또 공모가 결정방식이 바뀌고 시장조성제도가 강화돼 청약투자의 리스크는 앞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1일 이후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부터는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예비청약) 때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기관도 공모주를 배정받는다.

따라서 기관이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높게 써내는 관행이 사라지고 공모가도 자연스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거품이 빠져 등록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작아진다.

주간사 증권사의 주가부양의무는 현행 상장후 1개월에서 상장후 2개월로 늘어난다.

공모주 매입물량도 현행 50%에서 1백%로 확대돼 공모주 청약투자자들로서는 위험부담을 덜 수있다.

<>묻지마 청약은 금물 =공모가나 유행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내재가치와 성장성을 꼼꼼히 따져 종목을 선택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

국민카드가 좋은 예다.

국민카드는 지난 6월 청약당시 벤처기업이 아니고 물량이 많다는 이유로 개인투자자의 외면을 받았지만 외국인들은 이 종목이 저평가됐다고 판단,코스닥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국민카드의 주가는 이에 힘입어 공모가보다 2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좋은 기업을 찾으려면 종목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기업의 사업설명서에 나오는 업종전망,투자자 유의사항등은 물론 주주구성까지 눈여겨봐야 한다.

창업투자회사등의 매물이 신규 등록기업 주가하락의 주요원인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출자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특히 오는 24일부터는 시초가 산정방식이 바뀐다.

공모가 대비 90%~2백% 사이에서 시초가를 결정한 뒤 이를 기준으로 가격제한폭을 적용해 매매시킨다.

거래 첫날 제값을 받고 팔아치워 자금을 빨리 굴릴 수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빠르면 오공 솔고바이오메디칼 퓨처시스템 진두네트워크 등 이번주 청약기업도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청약이 더이상 무위험 투자가 아니라는게 입증된만큼 일반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분산 청약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스스로 대박이 기대되나 동시에 손해를 볼 공산도 큰 종목,큰폭의 수익은 기대할 수없어도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종목 등을 구분해 청약자금을 배분하라는 것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