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직원에게 휴가비를 지급하는가 하면 입점업체에 부담을 주는 경품 및 사은품 행사를 크게 줄이는 등 대내외적 전략에서 변화 기미가 느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이같은 조치가 최근 부쩍 심해진 "내부동요" 및 이미지 실추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협력업체를 대하는 인식 등 정작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기존 행태를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 실제 "달라진 롯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뒤숭숭한 롯데=올초만해도 평균 30%대의 높은 신장세를 유지했던 매출이 지난달부터 떨어지고 있다.
분당 대전 서울 강남점 등 신규점포의 실적은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일부 지방에서는 점포 개점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항의에 부딪치고 있다.
호텔롯데의 파업 여파와 성희롱 문제 등으로 여성단체들의 롯데제품 불매운동이라는 유탄을 맞기도 했다.
특히 경쟁사보다 낮은 임금과 비전 결여로 불만이 커지면서 이달에도 샵마스터를 포함해 10여년차 사원 10여명이 한꺼번에 사직서를 내는 등 회사문을 나서는 직원이 늘고 있다.
심지어 "이런 것 좀 보도해달라"는 내부 고발도 있을 정도다.
<>분위기 쇄신=롯데는 지난 11일 직원들에게 하계 휴가비와 특별 격려금을 지급했다.
정규직에게는 최고 45만원,임시직 및 아르바이트 사원에게도 최고 20만원을 지급하는 "파격"을 보였으며 1천여 협력업체에게는 5만원짜리 선물박스를 돌렸다.
이는 롯데가 영업을 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여름세일 때는 주로 "협찬"을 받아 실시해오던 상품권 지급 등 사은품을 축소했고 경품행사도 거의 없앴다.
외형에 비해 회사 PR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L그룹의 홍보담당 임원인 L씨를 영입하는 등 조직 정비에 나서기도 했다.
<>''알맹이'' 빠진 변신=롯데의 이같은 변신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평가는 아직 냉정한 편이다.
우선 협력업체들의 가장 큰 불만인 할인판매나 사은행사 참여 요구도 여전하고 광고 등 판촉비 부담 관행도 바뀌지 않았다는게 입점업체들의 주장이다.
협력업체인 M사 관계자는 "입점계약서에는 1년간 영업을 보장하도록 되어 있고 매장 위치변경 때도 인테리어 비용은 백화점측에서 내게 돼 있으나 잘 안지켜져 결국 우리가 부담했다"고 밝혔다.
K사 관계자도 "계약때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는 롯데측의 자세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면서 "최근 가을철 매장개편을 앞두고 재계약 업체의 입점수수료율을 평균 2~5% 가량 올리고 있고 정기세일 때 광고협찬 요구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국 유명브랜드에 대해서는 롯데측이 인테리어 비용을 대고 광고도 무료도 해주는 등 철저한 저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게 입점업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들은 따라서 롯데측의 변신 노력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와 백화점업계가 합의 작성한 입점계약서 사항을 지켜 나가는데서부터 출발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최인한 설현정 기자 janu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