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는 자동차 통상마찰을 완화하기 위해 장관 의전용 차량으로 외국산 승용차를 구입키로 하고 오는 31일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산자부는 이날 조달청을 통해 배기량 2천7백~3천5백cc급의 대형 외제승용차 구매입찰 공고를 관보에 게재했다.

최종 선정은 입찰조건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8월초까지 끝낼 계획이다.

공개경쟁 입찰이기 때문에 가장낮은 가격을 제시한 차량을 낙찰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매 계약 체결후 10일 이내에 차량 인도가 가능하고 빠른시간 안에 애프터서비스(A/S)가 이뤄져야 한다는 등 입찰 조건을 가격과 함께 고려해 결정키로 했다.

산자부는 의전용 차량을 구입하면 장관이 외국인 투자기업을 방문하거나 외신기자 간담회 등에 참석할 때 이용하고 산자부를 방문하는 외빈에게 의전용 차량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김영호 산자부 장관은 지난 4월초 미국 및 유럽연합(EU)과 자동차 교역 불균형을 둘러싸고 심각한 통상마찰이 생길 조짐이 보이자 장관이 외국산 자동차를 구입해서라도 통상관계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는 산자부 장관의 의전차를 납품하게 되면 인지도 상승에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파격적 가격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이미 토러스와 링컨LS 등 3개 모델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다.

한 차종만 추천할 경우 LS를 추천할 계획이다.

포드 관계자는 "최저가 입찰로 결정된다면 가장 낮은 가격에 납품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해 상징적인 값만 받고 차를 공급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수입차 업계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BMW는 728모델을 추천할 예정이다.

세금과 마진을 제외하고 본사로부터 특별가격을 받아 정가의 50% 미만 가격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BMW측은 다른 나라에서도 장관급이 타는 수입차는 자사의 차가 압도적으로 많고 과거 외교부 등이 주최한 행사에 후원한 경험 등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크라이슬러는 300M 3천5백cc 모델로 입찰차량을 결정하고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산자부 장관차로 크라이슬러 차량이 결정되면 회사의 판촉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은 분명하지만 가격할인폭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 판매업체인 한성자동차는 E시리즈 280 모델로 추천차량을 결정했지만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특별가격으로 납품을 시도하지만 무리한 가격은 낼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