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우 채권단은 20일 11차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이 회사를 무역 건설 잔존법인 등 3개사로 분할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자산관리공사 등의 반대로 부결됐다.

채권단은 22일로 예정된 (주)대우 주총에서 회사분할을 확정하기 위해 21일 다시 채권단 협의회를 열기로 했지만 반대의견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한편 대우중공업도 이날 국회에 계류중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2천3백60억원의 세금부담을 안게 돼 기업분할의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밝혀 대우 관련기업의 기업분할이 진통을 겪고 있다.

주관은행인 한빛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날 (주)대우를 쪼개 무역부문인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 등 2개의 신설법인을 만들고 나머지를 잔존회사로 남기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전체 채권단의 41.7%의 찬성을 얻는데 그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자산관리공사는 채권단이 마련한 회사분할 계획에 따를 경우 담보채권 8천3백52억원이 신설회사로 넘어가게 돼 잔존회사의 무담보채권비율이 높아진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채권단은 신설되는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에 각각 3천7백58억원과 7천2백75억원을 출자전환해 대우인터내셔널의 부채비율을 7백34%, 대우건설 부채비율을 5백77%로 낮추는 안건도 상정했으나 전체 채권단의 29%의 찬성을 얻는데 그쳐 통과시키지 못했다.

자산관리공사는 신설회사에 담보채권을 보강시켜주고 출자전환까지 해주면 이 회사의 주식가치는 높아지겠지만 잔존회사의 자산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져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에서 자산관리공사의 지분은 27.44%로 끝까지 회사분할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합의에 필요한 75%의 찬성을 얻을 수 없게 된다.

한빛은행은 채권단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주)대우를 법정관리로 넘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