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지털 워크맨으로 각광받던 MP3플레이어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카세트 테입이나 CD음반과 달리 컴퓨터 파일로 인터넷공간에서 무료로 다운로드받아 듣는 MP3가 저작권분쟁에 휘말리면서 MP3플레이어 시장의 전도가 불투명해진 탓이다.

이에따라 MP3플레이어업계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앞둔 폭풍전야를 맞고 있다.

현재 국내 MP3플레이어 제작업체는 줄잡아 2백여개.MP3플레이어 업계 관계자들은 올연말까지 이들 업체중 10여개만 살아남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P3플레이어 업체는 지난 98년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음악인 MP3가 공짜라는 점때문에 청소년층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됐던 MP3플레이어 시장은 그러나 저작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MP3가 하나둘씩 유료화되자 크게 위축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업계에서 전망하는 올해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 규모는 30만대(4백80억원)로 당초 예상했던 50만대(8백억원)의 절반을 약간 웃돌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MP3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었던 많은 업체들은 시장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신규 개발을 아예 중단한 상태다.

실제로 현재 제품을 내놓고 있는 MP3플레이어 업체는 30여개에 불과하다.

이들 업체들이 선보인 MP3플레이어조차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MP3플레이어 업계의 구조조정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자금력과 유통망 품질등에서 경쟁력우위를 점하고 있는 몇몇 메이저 업체의 등장도 시장 재편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MP3플레이어 개발업체 바롬테크의 문율호 사장은 "현재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라도 가격이나 성능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정적인 구매 거래선을 찾지 못하거나 MP3플레이어 생산에 필요한 메모리,콘덴서 등 자재를 원활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중소업체들은 곧 도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롭게 그려질 MP3플레이어 업계의 지도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MP3플레이어를 생산하고 마케팅력을 갖춘 대기업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까지 판매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은 지금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제품 대부분은 중소기업들이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생산,납품한 것이다.

삼성전자 MP3플레이어 사업부인 옙사업그룹의 허정 부장은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