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7%대에 진입한데 이어 3년만기 회사채 금리도 8%대 진입하는 등 금리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가 이처럼 떨어지는 것은 채권수급상 수요우위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발행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채권전용펀드가 가동되고 금리 추가하락을 예상한 기관들이 선취매에 나서면서 국고채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여기에 일부 투자기관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단타매매를 감행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점도 금리하락을 부추겼다.

일부 자금은 저금리를 이기지 못하고 투신사로 이동중이다.

이달들어 15일까지 투신사 수탁고는 6조9천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대기성 자금인 MMF(머니마켓펀드)에만 자금이 몰리고 있다.

MMF는 이달중 7조7천억원이나 늘어났다.

채권형 펀드가 2천억원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주식형 펀드에선 1조원 이상 자금이 이탈한 셈이다.

금리가 저공비행을 거듭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채권전용펀드 조성목표액 10조원중 현재 금융기관들이 내놓은 돈은 3조원에 머물고 있다.

금리가 급락(채권가격 급등)함에 따라 펀드 매니저들이 채권 매입시기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자금시장도 여전히 냉랭하다.

지표금리가 큰폭으로 하락했지만 기업들의 돈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기업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별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급기야 한국은행이 금리 하락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은이 기관들을 상대로 통안채 입찰과 창구판매를 잇따라 실시,채권 물량 공급을 늘린 것이다.

통화당국이 금리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셈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하락해 역마진이 날 정도까지 떨어졌다는데 공감하면서도 통안채나 국고채를 대체할 만한 운용수단이 없다는 사실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다음주엔 통화당국과 채권시장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채권시장은 엄청난 유동성을 등에 업고 국고채와 통안채를 중심으로 금리의 추가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화당국은 "총알"을 장전해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어 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투자자들이 다음주 금리 향방에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 때문이다.

<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