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하면 떠오르는 회사 모나미(대표 송하경).

1963년 "153 볼펜"을 내놓아 한국의 필기구 시장에 큰 획을 그은 문구업체다.

실제 이 볼펜은 40년 가까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인 필기구로 기록될 만큼 장수한 히트상품.

그런 모나미가 "젤러펜 신화"를 다시 키우고 있다.

젤러펜은 젤(jell)잉크를 사용한 중성펜으로 부드러운 필기감 덕분에 학생들로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젤러펜은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뒤 모나미가 1995년 세계에서 두번째로 만들어 냈다.

잠시 유행으로 그칠 줄 알았던 젤러펜의 인기는 계속 올라가 지금은 유성볼펜 판매량을 넘어설 정도다.

모나미의 경우 지난해 젤러펜 판매액은 1백25억원어치로 전체 매출(9백35억원)의 10%를 넘는다.

때문에 젤러펜을 아직 개발하지 못한 세계적인 필기구 업체들이 모나미와 손잡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의 빅(Bic)사는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를 호소했다.

모나미와 빅은 젤러펜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를 만들거나 아니면 모나미가 빅에 젤러펜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을 논의중이다.

모나미는 최근 e비즈니스 쪽으로도 눈을 돌렸다.

문구는 일일이 배달을 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전자상거래엔 적합치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2백~3백원짜리 볼펜 하나를 주문받아 배달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나미는 문방구 네트워크를 활용,이 문제를 극복하기로 했다.

학교 앞의 문방구를 가맹점 삼아 학생들이 인터넷으로 주문한 제품을 모아 전달하는 시스템을 고안한 것.

이를 위해 모나미는 전국 2만여개 문구소매점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문구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학생 회원들이 모이면 거대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이는 다양한 사업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구의 e비즈니스화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얘기다.

이같은 전략의 중심엔 창업주인 송삼석(72)회장에 이어 지난 93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온 송하경(41)사장이 있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나와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송 사장은 "지난 40년간 지켜온 한국 최고의 문구업체라는 명성을 e비즈니스화로 더욱 빛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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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