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G8정상회담은 무엇보다 남북한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회담으로 평가할 수 있다.

회담 당사국도 아닌 남북한 문제에 대해 세계 주요 8개국 정상이 별도의 성명을 채택함으로써 남북대화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세계가 다시 한번 주목하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G8정상들이 특별성명을 통해 남북대화에 대해 지지를 보낸 것은 외교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통일을 향한 남북관계의 진전은 국제사회와 주변국의 긴밀한 협력이 전제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성명은 한반도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세계 주요 국가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하나의 큰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G8회담에서는 어떤 이슈에 대해 특별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만큼 이번에 특별성명을 채택한 것은 남북한 관계의 진전이 국제질서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세계 주요국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북한의 김정일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려지게된 것도 통일로 가는 길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이 세계 정치무대에 노출되면 될수록 북한은 무리한 무력사용과 같은 돌출적인 행동에 그만큼 더 제약을 받게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지도자는 회담에 참석하지도 않은 북한의 김정일"이라고 소개,이같은 분위기를 잘 전했다.

특히 남북한 정상회담과 그에 이은 이산가족 상봉 움직임 등은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평화회담과 대비돼 더욱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IT(정보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제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IT헌장도 채택,정보기술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선진국과 후진국간 정보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 별도의 기구를 설치키로 하고 해커 등 사이버 범죄에 공동대응키로 한 것은 종전의 회의에서 볼 수 없었던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협상과 관련,연내에 재개한다는 종래의 원칙만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치는 등 각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결론을 맺지 못했다.

한편 사흘간에 걸친 회담을 마친 후 G8 정상들은 내년도 정상회담을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개최한다는데 합의했다

<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