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의류제품이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바이어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동대문 시장을 찾는 이 지역 상인들의 발길이 잦아진 것은 물론 동대문 의류 전문 인터넷쇼핑몰 업체를 통한 주문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10여년전 폴란드 등 동유럽 상인들의 한국상품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동대문과 동유럽 국가간 무역이 활성화됐던 예를 들어 이같은 현상이 "동남아 특수"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인터넷동대문"이나 "셔틀트레이드"등을 방문한 동남아 바이어들의 숫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단 한국에 들어온 뒤 PC방이나 호텔에서 동대문 상품 사이트를 검색,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으면 실물로 보여줄 것을 요청하는 형태로 거래를 하고 있다.

인터넷동대문의 경우 지난해 이같은 방식으로 거래를 한 상인들은 월 평균 5~6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30여명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수출 물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세를 보여 3억원 정도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 B2B 쇼핑몰인 셔틀트레이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회사의 권혁진 이사는 "셔틀트레이드가 6월 한달 동안 성사시킨 거래는 2억여원"이라며 "이는 동대문 제품 최대 수출국인 일본 중국 다음으로 많은 액수"라고 말했다.

또 동남아 상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보세제품 전문 쇼핑몰 섬우텍스의 경우 지난해 이맘 때만해도 점포당 하루 4~5명이 찾아오는데 그쳤으나 올 들어서는 적어도 두배 가량 늘어났다는게 상가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점포 전체 매출 규모도 지난해에 비해 20~30% 이상 증가한 월 평균 1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상가측은 보고 있다.

동대문 제품이 동남아에서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보다 품질을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티셔츠 면바지 등 단품류가 한국에 비해 4~5배 비싼 20~25만 루피아(4~5만원)에 호가되고 있으나 "없어서 못팔 정도"라는 게 동남아 상인들의 얘기다.

이밖에 노래 TV 드라마 등을 통해 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국열풍"도 동대문 제품의 인기를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인터넷동대문의 전찬우 차장은 "아직 거래 규모는 얼마 안되지만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동남아가 동대문 시장의 효자 수출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