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정점 논쟁에 이어 PC경기의 하강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24일 미국에서 델컴퓨터등 PC업체들의 주가가 급락,25일 한국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25일 IDC와 데이터퀘스트등 시장조사 전문업체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미국 PC제조업체들의 매출증가율은 14.5%로 지난 1.4분기의 20.0%에서 크게 둔화됐다.

생산량 기준으로 미국의 PC시장은 지난해 23.8%로 성장했으나 올해에는 16.4%,내년 10.2%,2002년 7.1%로 성장율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메릴린치증권은 델컴퓨터의 2001년도 매출액 예상치를 크게 낮췄으며 워버그등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델컴퓨터등 PC업체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이에따라 24일 뉴욕시장에서 델컴퓨터는 11.3%나 급락했으며 컴팩(2.9%)IBM(2.0%)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PC업체들의 하락세에 따라 25일 증시에서 삼보컴퓨터가 개장초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삼보컴퓨터는 한때 12.2%나 하락한 1만7천2백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보컴퓨터의 종가는 전날보다 3.31%내린 1만9천원이었다.

하지만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장기적으론 국내 PC경기가 하강하겠지만 향후 1~2년동안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윤성진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및 가트너그룹의 시장조사 보고서를 인용,내년까지 국내 PC시장은 생산량 기준으로 10%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특히 삼보컴퓨터의 경우 예상실적보다 과도하게 하락해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올해 삼보컴퓨터의 예상 EPS(주당순이익)이 2천5백원에 달하는데도 최근 주가가 1만9천원 안팎에 머물러 PER(주가수익비율)이 시장평균보다 훨씬 낮은 7~8배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엘렉스컴퓨터의 경우 마진이 낮다는 측면에서 그다지 후한 점수를 주고 있지 않다.

대우증권은 지난 상반기 엘렉스컴퓨터가 4백60억원의 매출에 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PC생산업체는 삼보컴퓨터와 엘렉스컴퓨터외 삼성전자 현주컴퓨터(비상장)현대전자 대우통신등이 있지만 이들 업체 주가는 반도체나 구조조정등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PC 경기 하강논쟁에 따른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