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국회부의장이 25일 오후 1시15분께 한나라당 당원 1백여명의 감시를 뚫고 맨발로 자택을 탈출해 인근 건물에 숨어 있다 오후 5시께 발각돼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 부의장은 점심 무렵 집 안팎을 지키는 한나라당 당원들에게 "수고가 많다"고 인사한후 이들을 위해 자장면 1백 그릇을 주문했다.

이어 안방과 부엌을 오가다가 방충망을 뚫고 다용도실로 숨어든후 1m 남짓한 담장을 훌쩍 뛰어 넘어 집을 빠져 나왔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당초 김 부의장의 "탈출" 사실을 몰랐으나, 1시20분께 자민련 정진석 의원이 이 사실을 흘리면서 밝혀진 것.

이후 상당수 의원들은 철수했으나 이재오 의원 등 일부 당원들은 현장에 끝까지 남아 있다가 국회 본회의 개의 예정시간인 오후 5시께 평상복 차림으로 피신했던 건물을 빠져 나오는 김 부의장을 붙잡은 것이다.

이 의원 등은 곧바로 당사에 전화를 걸어 지원 인력을 급파해줄 것을 요청, 30여명의 의원과 수십명의 보좌진이 더욱 철저히 주변을 감시했다.

결국 김 부의장의 감금으로 각종 안건을 강행 처리하려던 여권의 전략에 큰 타격을 줬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특히 24일 밤 김 부의장이 시내 한 호텔에서 묵기로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성토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